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북 매체 등장한 '가짜 뉴스'… 김정은 이상설 겨냥한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통합당과 특정 언론사 싸잡아 비판도

“남조선에서 날로 성행되고 있는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혼돈 상태에 빠지게 하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5일 보도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0일 미국 CNN 방송의 보도를 계기로 2주일가량 이어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그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매체는 그들이 지칭한 ‘가짜뉴스’가 김 위원장의 사망설 등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세계일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1일 노동절을 맞아 평안남도의 한 비료공장을 시찰하는 것으로 공개석상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조선에서 가짜뉴스 성행, 보수언론들 앞장’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에서 날로 성행되고 있는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혼돈 상태에 빠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북한 매체에 ‘가짜뉴스’라는 표현이 등장한 점이다. 그동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자주 쓰고 한국에서도 가짜뉴스 표현이 일상화했으나, 북한 매체에서 이런 한국식 신조어를 사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매체는 가짜뉴스를 ‘일정한 정치적 및 경제적 목적을 노리고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유포하는 여론조작 행위’라고 정의한 뒤 최근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발달한 정보통신망 이용 덕분에 그 전파 속도와 침투력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조선 보수 세력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들을 대대적으로 내오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현 당국에 불리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당국’이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며 “보수언론들이 가짜뉴스들을 마치도 사실자료인듯이 꾸며 내보내어 사람들이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세계일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제기에 앞장선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왼쪽)과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 연합뉴스


이어 “미래통합당은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국민이 판단하면 된다, 권력의 힘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악을 써대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CNN는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북한 당국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 속에서 2주일가량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한국에선 탈북자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 등이 김 위원장의 몸 상태에 관한 온갖 추론을 내놓았다. 특히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이상 확신한다”고까지 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1일 노동절을 맞아 평안남도의 한 비료공장을 시찰하는 것으로 공개석상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결국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은 전날(4일) 자신들의 언행이 경솔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