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가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미국으로 강제 송환할지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손씨 부친이 “한국에서 처벌을 받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열린다. 법원은 심리 후 2개월 안에 허가 또는 거절 결정을 내려야 한다.

5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손씨 부친(54)은 전날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담당 재판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달 말에는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도 비슷한 내용의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부친은 탄원서에서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징역)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징역) 100년 이상”이라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 한국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다.

손씨 부친은 전날(4일)에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 글에서 손씨 부친은 “용돈을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에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며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지난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미국 법무부는 이를 근거로 한국 정부에 손씨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구한 상태다. 최근 한국 교정당국에서 징역 1년6개월 복역을 마치고 만기출소한 손씨는 한·미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른 미국의 강제 송환 요청으로 다시 구속된 상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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