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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뚝뚝 떨어지면서 신흥국 경기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아홉번째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을 밟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66% 오른 달러당 7.1914리라로 장을 마감했다. 리라화는 7일에 장중 7.2리라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2018년 8월 7.236리라에 근접한 상황이다.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도 환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이날 달러당 5.7158헤알로, 전거래일 대비 2.46%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42% 이상 상승했다. 환율이 오르면 통화 가치는 떨어진다. 블룸버그는 "신흥국 통화가 평가절하의 늪에 빠졌다. 평가절하된 통화가 취약한 신흥국이 재반등하는 데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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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터키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3만명을 넘어서면서 중동 지역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실업 증가, 경기 침체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리라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브라질 역시 미국, 유럽을 거친 코로나19의 뒤늦은 확산이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만 70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5일에만 10개 도시가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같은 날 신용평가사 피치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금융불안이 커지자 각국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터키 규제당국은 최근 리라화를 이용한 투기를 막기 위해 은행에서 리라화 관련 거래를 일부 제한했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부 장관은 이날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증가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부정했다. 그러면서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이날 사상 최저 수준이던 3.75%의 기준금리를 3.0%로 낮췄다. 당초 시장에서는 인하폭이 0.5%포인트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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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부채 수준도 신흥국을 흔드는 요소다. 채권단과 채무재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달 65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을 위해 채권단에 채무 상환의 3년 유예, 이자 62%와 원금 5.4% 삭감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면서 최근 물밑에서 수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외신들은 정부가 제시한 협상 시한인 8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양측이 디폴트는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폴트 기점은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상환 유예기간이 끝나는 이달 22일이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외환보유고는 이날 434억1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흥국 위기는 베네수엘라, 레바논, 잠비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현금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채무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환 유예나 채무 재조정 논의를 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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