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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매년 4㎝ 못 크는 소아·청소년은 성장호르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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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황진순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

중앙일보

황진순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쑥쑥 자란다. 성장은 소아·청소년의 전신 건강·영양 상태를 반영한다. 또래와 비교해 체격이 유난히 크거나, 커야 할 시기에 잘 크지 않는다면 몸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내에서 지내면서 신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소아·청소년의 바른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황진순(사진·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회장에게 소아·청소년기 바른 성장의 중요성과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들었다.

키는 뇌의 하부에 위치한 뇌하수체에서 신체 성장·발달·재생을 자극하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자란다. 황 회장은 “성장호르몬은 키를 키우면서 간·췌장 등 몸속 주요 기관의 대사 작용도 조절한다”고 말했다.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은 내부도 부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태 기간이 40주로 정상적으로 출산했는데 태어났을 때 체중이 2.5㎏ 이하인 저출생 체중아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잡기 성장이 늦어지면 키만 작은 게 아니라 성인이 됐을 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의 발병 위험도 커진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 매년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바른 성장 캠페인을 진행하는 배경이다.

키는 유전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최종 키를 키우려면 현재의 키는 물론 성장판 나이, 영양 상태, 키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성·갑상샘 등 내분비 호르몬 분비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황 회장은 “작은 키를 키우겠다고 어릴 때 무조건 많이 먹이면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영양 과잉으로 2차 성징 시기가 빨라져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 결국 성조숙증으로 성장 잠재력이 줄어든다.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

키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황 회장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만 6세 때부터 키 성장이 끝날 때까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키 성장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초등학교 4학년 여아의 키가 155㎝라면 큰 편이다. 아직 괜찮다고 1~2년 방심하다 어느 순간 성장이 뒤처진다. 이때 병원을 찾아도 키를 키울 수 있는 여력이 없을 수 있다. 키는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만 자란다. 대략 여아는 만 14세, 남아는 만 17세 전후로 키 성장이 끝난다. 성장기에는 평균적으로 1년에 6㎝는 자라야 한다. 성장 속도가 1년에 4㎝ 이하면 성장호르몬 결핍일 가능성이 있다.

만일 키 성장 속도가 느리다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한다. 황 회장은 “부족한 성장호르몬을 일주일에 6번씩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인위적으로 보충하면 1년에 8㎝ 이상 키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평균 신장이 3% 이하면 치료 비용을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한다. 단 지속적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키 성장 효과가 떨어진다.

권선미 기자 kwon.s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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