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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등교 연기해주세요" 이태원 집단감염 '불안'…개학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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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학생·학부모 등교 개학 불안 호소

    정부, 개학 연기 추이 지켜보고 결정

    전문가 "교육부 등 개학 연기 고려해야"

    아시아경제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2차로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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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등교 강행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등교 연기해주세요."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학교 개학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오는 13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현재 클럽 방문자 1/3 이상이 연락 불통인 상태로 알려져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역학조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등교수업 전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오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일에는 고2·중학교 3학년·초등학교 1∼2학년·유치원생이 등교하며, 27일에는 고1·중2·초3∼4학년이, 다음 달 1일에는 중1과 초5∼6학년이 각각 등교한다.


    문제는 클럽 방문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 중에 학생이나 교사가 있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약 감염자가 나올 경우, 개학 시 집단감염은 피할 수 없다는 우려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 두 명을 둔 40대 주부 A 씨는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며 "애들 개학 문제로 안 그래도 불안한데 확진자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등교는 아직 무리일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뒤 개학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한 수험생은 "대입 준비를 위해 등교 개학은 필요하지만,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까 불안하다"라면서 "반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2주간 자가 격리해야 할 것이고, 이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게 분명한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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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4일 안양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 위에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손 소독제가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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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이렇자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도 계속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을 미뤄주세요', '이유 있는 등교 개학 반대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등교는 아직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을 위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이지만, 등교 개학 연기 여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역학조사 초기 단계여서 이태원 클럽 감염 영향의 판단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3 등교수업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이 발생해 선생님과 학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이 우려가 깊은 것을 안다"라면서 "정부도 역학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위험성 정도 등 여러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모든 위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시·도 교육청과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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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양천구 '가방(같이해서 가치 있는 학교 방역)봉사단'이 지난 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광영고등학교 교실에서 방역 소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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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는 개학 연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9일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3, 4월부터 유흥업소 관련된 부분들을 많이 걱정했었다"라면서 "만약 100명, 200명 이런 식으로 증가하는 상황이 되면 연쇄적으로 환자 발생이 확 늘어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클럽의 경우 여러 군데를 다 들리면서 다닐 수 있다더라. 사람들 네트워킹이 강화돼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사람한테 다시 전파를 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형태가 신천지와 다를 바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나 중대본 쪽에서 주말 사이 지역 사회 내 감염들을 패턴들을 확인하고 정말로 (등교 개학을) 실행해도 되는지 한 번 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혹시라도 일부 교사들이 이태원에 방문했다면 사전에 검사를 진행하고 나서 수업에 임하게는 한다든지 등의 준비들도 교육부에서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확산한 코로나19 확진자는 72명이다.


    지난 6일 20대 남성 1명에서 시작해 나흘 만에 7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59명은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을 직접 방문했으며, 나머지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으로 조사됐다.


    또한, 연휴 때 이태원 클럽 등에 간 이용객 5517명 중 1982명(36%)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특히 대부분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과 일부 지자체는 이태원 일대 클럽 6곳(킹클럽, 퀸클럽, 트렁크, 더파운틴, 소호, HIM)과 안양 거주 확진자가 다녀간 강남 논현동 블랙수면방 등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 및 대인접촉금지를 발령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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