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왼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11일 삼송역에서 현장집무 중이다. [사진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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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대책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LH가 고양시 삼송역 환승주차장 용지를 유상으로 매각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폐쇄한 데 이어 최근 시내 택지를 고가에 공급한 것에 대한 대응책이다. 삼송지구 환승주차장은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8926㎡ 면적으로 조성된 후 2014년 6월 무료로 개방됐다. 하지만, LH는 2018년 6월 해당 부지 유상공급계획에 따라 주차장을 폐쇄 조치하고 유상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준 고양시장은 11일 오후 삼송역 환승주차장에 임시 현장 집무실을 설치, 현장 근무를 시작하며 “LH가 지속해서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3기 신도시 등 시내 각종 사업에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현장 집무실에서 시 간부공무원들과 LH 개발이익 환수 및 환승주차장 등 공공 시설용지의 무상귀속 추진방안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준 고양시장 “LH, 무분별한 용도변경 이익 창출”

이 시장은 “삼송역 환승주차장에 집무실을 마련한 것은, 공공개발사업자인 LH의 무분별한 용도변경으로 인한 이익 창출 및 필수 도시기반시설 설치 미이행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개선 및 개발방식 변경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지구의 광역교통개선을 위해 마련된 삼송역 환승주차장을 시에 기부채납 없이 유상으로 매각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폐쇄해 다수 시민의 불편을 외면하는 LH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11일 삼송역에서 현장집무 중이다. [사진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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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LH는 고양시에서 삼송, 원흥, 향동, 지축, 장항 지구 등 5개 공공택지지구와 덕은 도시개발사업지구까지 총 6개의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시설(주민센터, 주차장, 도서관 등), 문화·복지·체육시설 등의 기반시설은 관련법에 따라 지자체가 매입·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급증하는 행정·복지 수요를 지자체 재원으로만 부담토록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고양시에 따르면 현재 고양 시내 LH공사 6개 개발지구 중 공급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장항·덕은지구를 제외한 도시기반시설 43곳의 토지매입비는 약 4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고양시 2020년도 가용예산(일반회계) 약 2조1000억원의 21.1%에 이른다. 또 정부정책의 주거용 시설에 급급해 기반시설·자족 기능이 열악한 상황을 만들어 지역주민과의 갈등마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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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택지개발로 인한 각종 공공시설은 지자체에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라”

이런 문제점을 감사원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택지개발로 인한 각종 공공시설은 지자체에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도록 하라”는 감사 지적 사항을 제도 개선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LH에도 택지개발사업 시 지자체 의견을 사전에 최대한 수렴·수용함으로써 기반시설 부족으로 인한 난개발이 없도록 하라고 감사처분 지시한 바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개발사업에 편입된 기존 공공부지를 지자체에 손실보상 처리하고 지자체에 조성원가에 매각하면서도 덕은지구의 공공택지는 최고가 입찰로 공급하는 LH의 행태는,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으로 주거복지를 실현하겠다는 공공개발의 당초 취지를 무시한 채 땅장사를 하겠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또 “지구 내 공공·문화·복지시설 등의 설치가 확정된 것처럼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분양 후에는 필요하면 지자체가 매입해 설치하라는 ‘나 몰라라’식의 개발방식은 LH 측의 무책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행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삼송지구 현장 집무실에서 삼송역 환승주차장 즉시 개방 및 관내 개발사업의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LH 개발이익 환수 대책을 마련하고, LH와 적극적으로 협상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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