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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주민 갑질에 극단선택 경비원…"엄벌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9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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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시비로 폭행·폭언 시달려

    주민들 "가해자 엄벌해야"

    아시아경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과 갑질 입주민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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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과 갑질 입주민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


    11일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4월 말부터 20일 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 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중주차로 인해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근무 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매번 폭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며 "제발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경비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입주민 갑질 없어져야 한다. 엄한 형벌이 나올 수 있게 같이 힘 써달라"라고 촉구했다.


    이날 또 다른 청원인은 '아파트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몬 한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에 대해 엄벌해 달라'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사소한 주차문제를 가지고 폭행하고 관리소장에게 경비원을 해고하라고 겁박한 것은 명백한 갑질이고 범법행위"라면서 "입주민에 비해 절대적 약자 위치에 있는 경비원이 왜 항상 당하고만 있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그 입주민은 심지어 자신이 명예훼손 당했다고 경비원을 맞고소했다고 한다. 상대 코뼈까지 부러뜨려 놓고 무슨 맞고소인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라면서 "(경비원을) 폭행한 입주민을 엄벌하고 다시는 약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억울하게 죽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들은 12일 오전 기준 각각 9만339명, 2만9094명의 동의를 얻었다.


    아시아경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과 갑질 입주민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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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A 씨는 11일 오전 2시께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저 억울해요. 제 결백 밝혀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입주민 B 씨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하고, 욕설과 협박 등 갑질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주민 B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께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A 씨를 폭행한 뒤 "경비 일을 그만두라"라고 요구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경비초소 안의 화장실로 A 씨를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상해 혐의로 B 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나,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B 씨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A 씨가 근무하던 경비초소에는 분향소가 마련됐으며 입주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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