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주요 참가 선수들이 기자회견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은, 장하나, 최혜진, 박성현, 김세영, 조아연./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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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생긴 긴 공백기를 뚫고 오랜 만에 열리는 대회를 하루 앞두고 선수들은 "설렌다"고 입을 모았다. 1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LPGA 챔피언십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다.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대회에 나서는 박성현(27)은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서는 대회를 못하고 있는데 한국이 경기를 재개하다는 점이 선수로서 기쁘고 자부심이 든다"며 "답답한 마음이 뻥 뚫렸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달성한 최혜진(21)은 "공백기 동안 훈련을 많이 했다. 작년에 우승한 대회에서 올해도 우승하는 게 목표인데 첫 대회부터 타이틀을 방어하게 돼 긴장된다. 최근 샷 감각이 나쁘지지 않지만 우선은 경기 감각을 빨리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세영(27)은 "한국에 오면 팬들이 많이 오셔서 항상 흥이 나고 재미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돼 아쉽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무대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이정은(24)은 "최근 두 달 정도 쉬면서 20대 초반 이정은의 삶을 즐겼던 것 같다"고 했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 최하위 선수까지 상금을 주는 것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며 웃었다. ‘에너자이저’ 장하나(28)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겠다"며 "이 코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기대가 되지만 우선 경기 감각을 찾아 끝까지 부상 없이 잘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선수들과의 일문일답.
Q. 코로나 사태로 시즌 시작이 늦어졌다. 대회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을텐데.
(이정은)"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없어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골프를 한 이후 처음으로 긴 휴식기를 보냈다. 두 달 동안 쉬면서 20대 초반 이정은의 삶을 즐겼던 것 같다."
(장하나)"힘든 시기에 좋은 시합을 열어줘서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
(최혜진)"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를 보냈다. 덕분에 샷과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큰 대회를 열어줘서 기쁘고, 감사하다."
(박성현)"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은 아직까지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스포츠 경기가 처음 열려서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 이번 경기로 인해 선수와 국민 모두 힘을 냈으면 한다."
(김세영)"오랜 만에 한국 투어에서 인사를 한다. 힘든 상황에서 시합을 열어줘서 감사하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께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잘해서 보답하겠다."
(조아연)"두 달 동안의 공백기에 부족한 걸 채웠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대회를 열어줘서 감사하다. 공백기 동안 부족한 것 채운 만큼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최혜진(왼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옆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경기에 나서는 박성현. 둘은 첫날 같은 조에서 대결을 펼친다./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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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대회와 시즌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씩 부탁한다.
(조아연)"코로나 때문에 5월에 시즌이 시작한다. 첫 대회인 만큼 많이 떨리고 설렌다."
(김세영)"올해 올림픽이 취소되고, 또 하나의 목표가 연기됐기 때문에 목표를 재설정하는 과정에 있다. 7월에 미국 대회가 재개되는데 잘 준비하겠다."
(박성현)"미국에서 투어 뛰는데 올해 한국에서 처음 경기한다. 굉장히 긴장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만큼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올림픽 연기되면서 제 목표도 연기됐다. 내년까지 잘 준비해서 제 목표에 도달하겠다."
(최혜진)"저는 코로나로 인해 대회가 미뤄지고 취소되면서 언제 열릴까 기대하고 있었다. 마침 제가 지난해 우승한 대회가 첫 대회여서 긴장되고 설렌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잘 하겠다."
(장하나)"매년 똑같다. 8년 동안 이어져온 우승을 이어가는 것이다. 많은 선수들과 이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한다."
(이정은)"공백기가 긴 만큼 긴장된다. 기다렸던 대회가 열리는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
Q.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지치고 힘들어 하고 있다. 국민들께 응원 메시지 하나씩 부탁한다.
(장하나)"올해 협회 홍보모델인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 많은 분들이 저희 모습 보면서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
(이정은)"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지친 상태일텐데 저희 모습 보면서 조금이나 힘을 냈으면 한다."
(최혜진)"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나아진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다시 불거져서 걱정이 된다. 그래도 많이 좋아진 만큼 또 좋아질 것이다. 저희 경기 보면서 희망 갖길 바란다."
(박성현)"국민 분들께서 생각지도 못한 생활을 하루하루 한다고 하더라. 어떤 분은 제게 대회 재개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경기가 큰 힘이 됐으면 한다."
(김세영)"모두를 힘 내시길 바란다. 저희도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조아연)"코로나 때문에 계속 집에만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집에서 저희 경기 보면서 답답한 마음 풀어줬으면 한다."
이정은은 “지난 두 달 동안 쉬면서 20대 초반 이정은의 삶을 즐겼다”고 했다./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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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 이후 무관중으로 경기가 열리는 등 골프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이나.
(조아연)"무관중이 저한테는 가장 크게 와닿는다. 응원해주는 팬들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방송으로 응원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겠다."
(김세영)"아무래도 무관중이다.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는 미국보다 많은 분들이 와줘서 흥이 돋고,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관중이어서 아쉽다. 현장감을 전달해 주지 못해서 아쉽지만 시합을 할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한국에서는 야외 활동이 가능해서 나머지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박성현)"저는 2부나 3부 투어 기간이 길어서 무관중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골프장에 들어섰을 때 방역을 하고, 식당에서 앞만 보고 식사를 하는 게 새로웠다. 캐디와 대회 전에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그게 고민이다."
(최혜진)"무관중이 제일 와닿았다. 항상 팬들이 응원해 주고, 박수 쳐주셨는데 조용한 플레이를 하면 어색할 것 같다. 대회가 아닌 것 같을 것이다. 대회장에 오니까 선수들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썼더라. 불안보다는 편안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장하나)"선수들이 제일 크게 느끼는 게 무관중이다. 갤러리가 없기 때문에 버디를 하거나 보기를 해도 감정 기복이 없을 것 같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물러나서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한다."
(이정은)"입구에 들어섰을 때 선수들을 위해 많이 신경을 썼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도 그에 맞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같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 모든 선수에게 상금을 주는 것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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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박성현과 김세영은 이번에 캐디가 못 왔는데.
(박성현)"저는 캐디에게 경기를 하면 한 달 정도 먼저 와야 하는데 올 거냐고 물어봤다. 캐디가 아일랜드 분인데 그쪽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 집 밖에 못 나가고, 아이들도 있어서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아는 동생에게 부탁을했다. 며칠 전에 캐디에게서 이번에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대신 앱으로 지켜보겠다고 하더라."
(김세영)"지금 캐디와 6년을 함께 하고 있는데 자기는 14일 격리가 무섭다고 하더라. 급하게 이정민 프로한테 물어봐서 좋은 캐디 분을 소개받았다."
Q. 박성현은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를 하지 못했다. 그동안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했고, 이번 시즌은 어떻게 준비했나. 조아연은 2월까지 대회에 참가했다. 그게 이번 대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지는지 궁금하다.
(박성현)"11월 이후 첫 경기다. 이런저런 이유로 2월에서야 미국에 들어갔었다. 거기서 훈련을 하다가 경기 취소 이메일을 받고 맥이 빠졌다. 미국이 갑자기 코로나 확산이 심해지면서 집에만 있었다. 그 다음에 한국에 와서 자가격리를 마쳤다. 그 기간이 굉장히 답답했다. 이후 연습도 하고 라운드도 다녔는데 경기 감각은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걱정이다. 아무래도 미국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감각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 출전하기로 했다."
(조아연)"겨울에 훈련을 한 게 아니라 시합을 다녔다. 시합감 유지에는 좋았다. 휴식기 동안에는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다."
Q. 이번 대회 각자 목표를 구체적으로 말해주기 바란다.
(이정은)"오랜 만의 시합이라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 예상이 안 돼서 걱정이다. 상위 10명 안에 드는 게 목표다."
(장하나)"이번 코스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기대되고 설렌다. 시합감이 없다 보니 부상을 조심하면서 끝까지 잘 하겠다."
(최혜진)"작년에 우승했던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는 게 목표인데 첫 대회이다 보니 욕심보다는 일단 적응하려고 한다. 감이 나쁘지는 않지만 대회를 하면서 감을 찾아가고 싶다."
(박성현)"항상 경기를 뛰면서 우승을 목표로 잡는데 이번은 너무 오랜 만이어서 경기 감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 생각했던 대로 스윙과 퍼팅이 됐으면 한다."
(김세영)"저도 성현이랑 비슷하게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데 이번 대회는 오랜 만의 플레이여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일단 적응을 잘 하고, 결과도 좋았으면 한다."
(조아연)"너무 오랜 만의 대회라 두 차례 예선을 모두 통과해서 끝까지 뛰고 싶다."
Q. 박성현과 김세영은 그동안 훈련이나 일상에서 어떤 점에 주안점 두고 생활했나.
(박성현)"운동에 중점을 두고 몸을 만들려고 했다. 근육량이 늘면서 몸무게도 불었다."
(김세영)"1월부터 시합을 나가 겨울이 짧았다. 시합 끝난 후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서 추가적으로 연습할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집에서 가족들과 게임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
Q. 올해 도쿄 올림픽이 연기될 때 어떤 느낌이었나.
(이정은)"올림픽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맥이 빠졌다. 내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에 나가고 싶다."
(박성현)"미뤄진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 연습 시간이 많이 생겨서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아직 부족한게 많으니까 저는 좋은 쪽으로 보고 있다."
(김세영)"3월부터 매 시합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갑자기 대회가 없어져서 허탈감이 생겼지만 이 상황은 저희가 컨트롤할 수 없다. 올림픽이 없어진 건 아니고 앞으로 시간도 많으니 꼭 출전하고 싶다."
Q. 이번 대회는 꼴찌를 해도 상금을 준다. 어떻게 생각하나.
(조아연)"불행 중 다행이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웃음)
(김세영)"너무 좋은 것 같다. LPGA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인데 대회가 열려 저희로선 감사하다."
(박성현)"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수들이 좋아할 것 같다."
(최혜진)"정말 다행이다. 좀 더 편안 마음으로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장하나)"주변 남자 프로들도 다 부러워하더라. ‘난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정은)"남자들이 시합이 있다는 것에 부러워하더라. 많은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데 전부 다 상금을 준다니 감사하다."
Q. 올림픽 취소 전에 일본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다. 올림픽 출전 마음에 혹시 영향을 미쳤나.
(이정은)"한국보다 일본이 심각했는지 잘 몰랐다. 연기는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박성현)"미국에 있으면서 눈뜨면 기사를 봤다. 세계적인 상황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일본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어서 마음 속에 고민은 있었다.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좀 더 컸다."
(김세영)"2016년 브라질 올림픽 나갈 때는 지카 바이러스 문제가 있었다. 그때와 비슷해서 문제가 없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그때와 다르다는 걸 알고 불안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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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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