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의료진 소통 도와주고 의료진에 음식·의약품 전달까지… 코로나 대응에 로봇 맹활약
美선 물류 배송 드론 서비스 시작… 로봇 배달·픽업 주문 식당도 등장
편리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코로나 後 로봇 도입 가속화 전망
로봇 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고 있다. 사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매개체라는 인식 때문에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非對面·non-contact) 문화가 확산하면서 사람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5일 "겁에 질린 세계가 의료용품에서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로봇과 드론을 활용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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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돕는 '로봇 파워'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최신 로봇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미국 로봇 개발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네 다리 로봇 '스폿(spot)'은 최근 머리 부분에 아이패드를 달고 미국 보스턴 '브리검 앤드 여성병원'에 투입됐다. 사람 대신 스폿이 코로나 환자에게 찾아가 아이패드를 이용, 의료진과 원격대화를 지원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 로봇을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의료진의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추가 감염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타트업 '뉴로(Nuro)'가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R2'는 외부 창고와 병원을 오가며 의료진에게 음식과 의료용품을 운반해 준다. 중국의 드론회사 '앤트워크(ANTWORK)'는 중국 항저우에서 드론을 이용해 코로나 환자의 검사 샘플을 스스로 병원으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했다. 덴마크의 '블루오션로보틱스'의 멸균 로봇(UVD 로봇)은 병원 곳곳을 혼자 돌아다니며 단파장 자외선으로 병실과 수술실을 소독한다.
◇다양한 배달·서빙 로봇도 봇물
사람 대신 상품과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 로봇의 실전 투입도 앞당겨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식품점 브로드 브랜치 마켓은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배송 로봇으로 지역 고객들에게 배달을 한다. 이 식품점은 아예 매장을 폐쇄하고 로봇 배달과 픽업 주문만 운영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 자율 무인항공기 스타트업 '플라이트렉스(Flytrex)'는 최근 미국 그랜드포크스 지역에서 물품 배송 드론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마트에서 주문한 물품을 드론이 고객 집 뒷마당에 떨어뜨려 주는 식이다. 이 회사 드론은 반경 3마일(4.8㎞) 내에서 최대 6.5파운드(약 3㎏) 물품을 배송한다.
이 밖에 '브레인코프'라는 미국 기업은 사람 대신 대형 매장을 청소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이 온종일 대형 마트 바닥을 스스로 청소하며 돌아다닌다.
◇코로나 이후는 '로봇 시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로봇 도입과 활용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로봇 시장은 작년 310억달러(약 38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약 149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병원이 추가로 병원용 로봇을 주문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한번 로봇의 편리성을 맛봤기 때문에 로봇의 추가 사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는 10여년 전부터 조용히 진행되어온 재택근무, 로봇 투자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로 기업들은 원가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이는 자동화 로봇과 사무 로봇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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