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3 예정대로 20일 등교"
"등교 미뤄달라" 靑 청원 20만명 돌파
전문가 "코로나19 상황 보고 개학방침 유연하게 변경해야"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에서 영양사 및 교사 등이 급식실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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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학교 갔다가 코로나 걸리면 어쩌죠?"
교육부가 고등학교 3학년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밝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좁은 공간에서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듣는 만큼 한 명의 감염자가 집단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는 개학방침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오는 20일 예정된 고등학교 3학년 등교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고3 등교수업 일정 연기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다른 학년들에 대해서도 상황을 지켜보긴 하겠지만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차단 조처로는 책상 간 거리를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거나, 학교 급식실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예방 조치를 마련한다.
그러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 개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등 지금 개학을 강행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 지적이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중에는 미성년 확진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는 142명으로 파악됐다.
이날 낮 12시 기준 18세 이하 확진자는 13명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는 이태원 유흥시설을 다녀온 학원·과외 강사 등으로부터 2차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성년 확진자가 나온 만큼 확진자들이 또래 아이들과 만났을 가능성도 크고, 결국 학생간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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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교사들도 황금연휴 전후로 이태원 등지 유흥시설을 방문했다.
지난 13일 서울시교육청이 전날(12일)까지 교직원들로부터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 사이 이태원과 논현동, 신촌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방문한 교직원은 원어민교사 53명을 비롯해 총 158명이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교사들도 이태원 등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47)씨는 "수능과 입시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이들의 건강"이라며 "학교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생길 경우,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까지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학교에서 코로나19가 퍼지게 되면 겪을 파장을 미리 고려해봐야 한다"라며 "지금은 개학할 때가 아니다. 조금만 더 개학을 늦췄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유치원ㆍ초ㆍ중ㆍ고등학교 등교를 일주일씩 연기한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학생들의 등교에 대비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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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등교 개학 시기를 늦춰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주기 바란다'는 제목의 청원 글은 15일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집단감염 가능성 우려를 이유로 등교 개학을 미뤄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학교는 코로나 19의 확산에 매우 적합한 장소"라며 "학생들이 일일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집단활동이 잦으므로 학생들 간의 접촉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수업은 등교 개학이 어려운 사태에서 합당한 대안이라 믿는다"며 "온라인 개학을 장기화하고,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완전히 종식되거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개학 방침을 유연하게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주말 지나고 여러 상황이 변하면 개학일을 다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 유연하게 대처해야한다"이라며 "학교 내에서 마스크 착용 등의 노력을 해도 학교 밖 외부 상황이 정리돼야 안전해진다. 학교에서 노력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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