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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정유업계가 드론을 활용한 비용절감에 나섰다. 침체의 골이 깊을수록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원유저장탱크 점검에 드론 검사기법을 도입했다.
SK에너지는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컴플렉스(울산CLX)에 있는 원유저장탱크 검사를 인력이 아닌 드론으로 진행한다. 원유저장고는 높이 86m로 장충체육관만 한 크기다.
회사 측은 "작은 충격에도 민감한 석유저장고 특성 때문에 그간 드론 검사가 도입되지 못했었다"며 "당사의 '스마트 플랜트' 과제가 성과를 내며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 울산CLX에는 원유저장탱크가 34기 있다. 총 저장용량은 2000만 배럴로, 우리나라 원유소비량(240만배럴)의 8배 이상을 저장할 수 있다.
원유저장탱크는 안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데, 관련 규정이 바뀌어 올해부터는 11년 주기인 정기검사 외에 별도 중간 검사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실제 검사 주기가 5∼6년으로 단축됐다.
이전까지는 원유저장탱크 34기 중 매년 조사 대상은 3∼4기였으나 올해부터는 6∼8기로 늘어나는 것이다.
원유저장탱크 검사에 시간·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거대한 탱크를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다 보니 위험이 따르고 검사에 한계가 있었다.
SK에너지는 중간 검사제 도입이 예고됐던 지난 1년간 원유저장탱크 점검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준비했다.
원유저장탱크는 유증기 때문에 드론이 추락하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였는데, 드론 관련 각종 시험 등으로 철저한 안전 체계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에너지는 "드론 검사 도입을 통해 검사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인력 검사보다 안전성이 확보될 것"이라며 "탱크 전체를 감싸던 임시 가설물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 시간·비용을 절감하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2021년까지 검사가 예정된 원유저장탱크 30기에 대한 검사 비용이 기존 9억원에서 드론 검사 도입으로 5000만원 수준까지 대폭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른 드론 활용 사례는 유류 샘플 배송이다. GS칼텍스 인천물류센터는 유조선이 부두에 접안해 유류를 하역하기 전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소형 선박으로 유류 샘플을 운반하던 것을 드론 배송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드론 배송은 인천물류센터 현장 직원의 애로사항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사내 공모에 채택되면서 시작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직원은 사내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드론 우수 사례를 경험한 것을 토대로 유류 샘플 드론 배송을 구상하고,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드론 교통과 물류 배송 시스템을 활용했다.
K-드론시스템을 활용한 민간 시연도 이뤄졌다. 이번이 첫 사례로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초기 실용화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GS칼텍스는 강조했다.
또한, 시연에 선보인 드론과 운송물 용기, 항법장치는 산업부의 드론 배송시스템으로 지난해 시작한 배송용 드론 실증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됐다.
GS칼텍스는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며 앞으로 전국 물류센터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생산과 운영 과정에서 드론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에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른 시일 안에 상용화를 시작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2015년부터 여수공장에서 인력의 접근이 어려운 설비 상부의 부식이나 균열을 점검하는 데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주유소 등 GS칼텍스의 네트워크를 드론 배송 이착륙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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