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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골프에 호화만찬…2년여 사자명예훼손 재판, 2번 법정 선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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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이유로 재판 기일 변경·연기 탓 공전 거듭

불출석 기간 골프 회동에 군사반란 가담자들과 만찬

사과는커녕 "헬기 사격 없었다" 혐의 일체 부인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

지난 2017년 4월3일 펴낸 회고록에서 전두환씨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에 비유하며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전씨의 이런 발언은 유족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들,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공분케 했고 민·형사상 고소로 이어졌다.

5·18기념재단과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2017년 4월 27일 전씨를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전씨는 이듬해 5월 3일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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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씨가 지난달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하고자 법원 청사로 이동하면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년여째 이어지고 있는 재판 기간 동안 전씨가 직접 광주를 찾은 것은 두 차례뿐이다. 전씨 측이 알츠하이머와 고령 등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잇달아 기일 변경을 신청하거나 불출석 사유서를 낸 탓에 재판은 공전을 거듭했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한 뒤에야 지난해 3월11일 처음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했다. 전씨 측은 “헬기 사격의 진실이 확인된 것이 아니다” “회고록에 생각을 표현한 것 뿐”이라며 혐의 부인으로 일관했다. 이후 1년여의 시간이 흐를 동안 전씨는 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한가롭게 골프를 치거나 12·12 군사반란 당사자들과 호화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전임 재판장 교체에 따라 새로 사건을 맡은 재판장이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면서 전씨는 지난달 27일 광주지법에 두 번째로 나왔다. “헬기 사격이 있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 “그런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아들인 헬기 사격수가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며 여전히 공소사실을 부인한 것은 물론,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1일과 22일 예정돼 있다. 1일에는 전일빌딩 헬기 사격 탄흔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김동환 총기연구실장과 전남대 5·18 연구소 김희송 연구교수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다. 증인신문 절차가 끝나면 피고인 신문, 결심 공판, 선고 순으로 진행된다. 순조롭게 열릴 경우 이르면 9월 선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전씨 측이 다시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새 재판부에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자명예훼손과 관련해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5·18기념재단 등 시민사회단체 4곳과 조영대 신부는 전씨와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지난 2017년 6월28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7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전씨 측은 판결에 불복, 현재 광주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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