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가시오갈피·당귀·황금 같은
전통 약재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
L-테아닌·판토텐산은 긴장 완화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아이들의 학업 시즌이 온라인 개학과 함께 시작됐다. 이제부터는 학업 역량을 본격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학업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심신(心身)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소한 스트레스나 에너지 소비가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심신 밸런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학업에서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체력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학업에 방해되는 스트레스는 줄이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일상 패턴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최적의 환경을 조성·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신적 피로 덜어주는 한의학 처방
‘공부는 체력이 반’이라고 했다. 체력을 위해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 3회, 하루 30분 이상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는 것도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면서 활력이 생긴다.
영양 섭취도 중요하다. 어떤 성분을 먹는지에 따라 학습 능률이 달라질 정도로 영양은 학업에도 중요한 요소다. 전통 의학에서도 이런 처방은 존재해 왔다.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은 중국 송대의 유학자인 주자가 공부 중에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 ‘공자대성침중방(孔子大聖枕中方)’이라는 처방은 공자처럼 총명해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처방이다. 과거 시험 전날에 먹으면 장원급제를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장원환(壯元丸)’도 있다. 총명탕(聰明湯)은 지금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처방이다.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은 “동의보감에는 과거 시험에 합격하려는 선비들을 위한 다양한 처방이 기록돼 있다”며 “심지어 임금도 정신적으로 피로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도록 이러한 처방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인삼(홍삼)·가시오갈피·당귀·황금이 이런 처방의 근간이다. 활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약재로 알려져 있다.
처방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인삼 복합처방(HT008-1)이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109명을 대상으로 HT008-1을
8주간 11.2g씩 하루 2회 복용하도록 한 결과 HT008-1 투여군의 장기 기억력이 60.6% 증진됐다. HT008-1은 인삼·가시오갈피·당귀·황금을 일정 비율로 배합한 추출물이다. 반면에 위약군은 38.8% 증진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에서 HT008-1은 신체적·심리적 건강 상태에 모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황 원장은 “인삼과 가시오갈피는 심신에 기운을 보태고 당귀는 뇌 혈행을 원활히 하는 작용이 있다”며 “이들의 효과가 맞물려 인지 기능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항스트레스 기능성 인정받은 성분
부족한 것은 보충하되 불필요하거나 해로운 것을 덜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와 긴장은 덜어내야 할 대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와 긴장이 음양의 불균형을 초래해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집중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본다. 황 원장은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이나 수험생은 낮엔 주로 육체적 활력과 집중력을 강화하고 저녁 이후에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 찌꺼기를 배출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며 “음양의 균형, 즉 심신 밸런스 관리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잠자는 시간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잠을 줄여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숙면과 함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는 데 잠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면 우선 긴장한 상태가 지속한다. 그리고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로 이어진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취침 전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숙면에 도움되는 성분을 챙기는 것도 좋다. L-테아닌과 판토텐산이 대표적이다. L-테아닌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판토텐산은 수용성 비타민의 일종으로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스트레스에 잘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뇌의 콜린 성분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으로 전환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아세틸콜린은 두뇌 활동과 학습 능력 증진, 주의력·집중력 향상에 중요한 물질이다. 즉 이들 성분이 가열된 엔진을 식혀주는 냉각 시스템인 셈이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귤껍질(진피)·용안육·복령이 무거워진 심신을 달래는 약재로 꼽힌다. 황 원장은 “진피는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고 용안육은 숙면에, 복령은 몸속 노폐물을 빼내는 데 좋은 약재”라며 “이들 약재는 약으로도 쓰고 식품으로 먹기도 하는 식약(食藥) 공용 한약재인 만큼 안전한 재료”라고 설명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