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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단독]‘살상반경 40m’ 실전용 포탄 쾅… 전문가 “1km 빗나간건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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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4.2인치 박격포 1km밖 오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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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 파주시 모 부대의 사격훈련 도중 오발이 난 4.2인치 박격포는 보병 전투의 핵심 주력 무기 체계 중 하나다. 앞서 북한의 감시초소(GP) 총격 당시 K-6 기관총이 즉각 응사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 박격포 오발 사고까지 이어지며 군의 실전과 훈련 태세가 모두 난맥상에 빠져 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18일 군 안팎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14일 경기 양주시 노야산 훈련장에서 박격포 실사격 훈련이 실시됐다. 오전 8시 45분경 4.2인치 박격포에서 발사된 첫 포탄은 2.2km의 목표지점을 지나쳤고, 1km를 더 날아가 인근 야산에 떨어져 폭파됐다. 해당 부대는 오발 확인 즉시 사격훈련을 중단했다.

군이 보유한 박격포 중 가장 큰 구경을 지닌 4.2인치 박격포는 최대 사거리가 5.5km에 달한다. 무게도 장병들이 휴대할 수 있는 60mm 박격포(20kg)와 달리 300kg으로 장갑차 등에 주로 장착돼 운용된다. 군은 향후 120mm 신형 박격포를 배치해 노후화된 60mm, 4.2인치 박격포 등의 대체를 추진 중이다.

이번 오발 사고가 심각한 건 해당 박격포탄의 위력 때문이다. 파편 일부가 땅에 박히는 일반 포탄과 다르게 박격포는 고각 발사로 수직에 가깝게 포탄이 낙하해 파편이 원형으로 튄다. 이 같은 탄도 특성상 주로 적의 후방 고지나 참호 격파 시 사용되는데, 4.2인치 박격포의 경우 포탄 낙하 시 살상 반경이 40m에 이른다. 게다가 이번 훈련은 연습용 포탄이 아니라 고폭탄을 장착한 실사격 훈련이었다.

박격포탄이 목표지점보다 무려 1km 떨어진 야산에 떨어진 것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군 안팎은 보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보통 박격포 발사 전 사격 각도 및 거리 등을 치밀하게 계산해 오차는 커 봐야 몇 백 m 이내다. 1km는 말도 안 되는 거리”라고 지적했다. 2018년 경기 파주시 모 부대의 박격포 사격훈련 도중 포탄 2발이 인근 야산에 떨어졌을 때도 목표지점에서 800m가량 벗어났다. 당시 포탄은 부대 유류고와 불과 20m 떨어진 지점에 낙하해 추가 폭발 사고로 번질 뻔했다.

해당 부대의 상급부대는 이번 오발 사고의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일단 군은 오발의 원인으로 사격을 준비하던 간부가 사격 각도 등은 정확히 산정했으나 근거리 사격임에도 주입돼 있던 폭약인 장약을 덜 빼 사거리가 예측치보다 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박격포 사격훈련은 포반장→소대장→중대장→대대장 등 4단계 지휘체계를 거쳐 진행된다.

최근 군의 준비 태세 미흡과 훈련 중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박격포 오발 사고까지 발생해 군 수뇌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작전 태세를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북한군의 GP 총격이 있던 3일 우리 군 대응 과정에서 K-6 기관총의 공이가 파손돼 격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남 담양군 모 부대의 사격훈련이 있던 지난달 23일엔 인근 골프장에서 캐디가 정수리 부위에 5.56mm 탄환 탄두를 맞고 쓰러지는 사고도 있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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