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첫 美 인도심사
손씨 측, 美 이중처벌 보증 없는 점 등 인도 반대
손씨 부친 참석해 "죄 위중 하지만 불쌍한 마음"
檢 "범죄 소명 자신…자국민이라도 인도 가능" 반박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린 가운데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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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측 “韓 처벌 법률있는데, 美 송환은 속인주의 포기”
손씨 측은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 심리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 첫 심문에서 “손씨는 서버를 국내에 두고 본인 집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 영역에서 벌어진 범죄로, 이 부분에 대해 대한민국에서도 처벌 법률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처벌하는 것은 속인주의, 속지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인도청구한 손씨의 범죄수익은닉죄와 관련해서는 무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범죄인인도법 제7조에 따르면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가 된다는 주장이다.
손씨는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에서 음란물을 판매하고 받은 비트코인을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부친의 은행계좌에 송금했으며, 일부는 환전 도박사이트에 이체하기도 했는데, 검찰은 이를 두고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손씨 측은 “손씨가 아버지 계좌를 이용한 것은 당시 손씨 명의 휴대전화가 없어 여러 인증절차 때문에 아버지의 것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도박사이트에 보낸 자금은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게 아니라 코일을 주고 파는 도박에 관여한 것으로, 투자목적으로 다른 코인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손씨 측은 “결국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것은 범죄 소명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무죄를 확정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미국이 손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 외 이미 우리나라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다른 범죄에 대해 다시 처벌하지 않겠다는 보증서가 없어, 인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손정우 씨의 아버지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문기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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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결과발생지 따라 송환 가능…범죄 소명도 충분”
이에 검찰은 최근 국제범죄의 양상에 비춰 대한민국 국민이더라도 해외 다른 국가에서 충분히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랜섬웨어 등 범죄행위지와 결과발생지가 다른 나라에 해당하는 범죄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서버는 다른 나라에 있지만, 실제적인 범죄 관련 행위가 다른 나라에서 이뤄지고 그게 수익이 되면 그 나라에서 범죄를 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자국민이라고 해서 인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수익은닉과 관련해서도 “이 사건은 비트코인 등 거래를 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상당기간 수사를 했으며, 해당 수사자료와 증거물을 보면 범죄사실은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또 보증과 관련해서는 “범죄인인도법은 인도청구 범죄 외 이중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인도조약에 따르며, 보증이 꼭 필요치 않고 실제 보증 사례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다음달 16일 손씨 이야기 듣고 최종 결론”
손씨 측과 검찰 간 법정공방은 50여분 간 이어졌으며, 재판부는 변호인 의견 진술에 따라 검찰에 미국의 보증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 및 범죄수익은닉이 왜 기소가 되지 않았는지 등 구체적 사실관계와 의견을 파악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지난 11일 손씨의 부친이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과 관련 검찰에서 기소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과 손씨 측의 추가 자료를 검토한 뒤 다음 달 16일 한 차례 더 심문을 진행하고 당일 손씨의 송환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다음 심문기일은 간단히 변동사항만 체크하고 결정을 고지할 것”이라며 “그날은 피고인 본인을 소환해서 마지막 이야기를 듣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심문에는 손씨 부친이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씨 부친은 심문 직후 취재진들의 질문을 거듭 회피하다가 “물론 죄는 위중하지만, 아비로서 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 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 등의 성 착취물을 게시하고, 비트코인으로 4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기소됐다. 2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확정돼 지난달 27일 형기가 만료됐다.
미국 검찰은 지난 2018년 8월 손씨에게 아동 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를 적용해 미국 법원에 기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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