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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폭스뉴스 너마저..."트럼프 먹는 말라리아 약 복용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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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앵커 커부토, 생방송서 작심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려고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폭스뉴스 앵커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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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커부토 폭스뉴스 앵커. /폭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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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커부토(61) 폭스뉴스 앵커는 18일(현지 시각) 방송에서 코로나 치료를 위한 미 보훈부의 최근 연구 등을 언급하며 “호흡기·심장 질환을 겪고 있는 취약 환자들은 사망했다”고 했다. 트럼프의 말만 믿고 코로나 예방을 위해 섣불리 약을 복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방송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백악관 주치의의 처방을 받고 열흘 정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있다”며 “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 약은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이 예방을 위해 복용하고 있는 약이고, 나는 이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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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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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부토는 “재차 강조한다. 만약 당신이 위험군에 속하고 코로나 예방책으로 이 약(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자 한다면, 그 약은 당신을 죽일 것이다”며 “대통령이 이 약의 이점이 뭐라고 하든, 집에서 이 장면을 보는 시청자 여러분이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으니 맞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지적을 하려는 게 아니라 생사가 달린 문제다. 제발 조심해 달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이 담긴 커부토의 방송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뒤 “폭스뉴스는 더는 (예전) 같지 않다”며 “우리는 위대한 로저 에일스를 그리워한다”고 썼다. 로저 에일스는 폭스뉴스 전 회장이자 트럼프의 2016년 선거캠프 고문을 맡았던 인물이다. 트럼프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폭스뉴스엔) 안티 트럼프 인물이 훨씬 더 많다”며 “다른 언론을 찾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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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커부토 폭스뉴스 앵커가 18일(현지 시각) 생방송에서 "취약군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면 죽는다"고 말하고 있다. /폭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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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 트럼프 성향의 보수 방송매체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과 달리 그가 매일 애청하는 채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폭스뉴스가 트럼프 탄핵 찬성 응답이 절반이 넘었다고 보도하는 등 그에 불리한 보도를 하자, 트럼프는 “ 폭스뉴스는 더 이상 미국을 위해 보도하지 않고, 너무 많이 변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경고를 날린 커부토 앵커는 지난해에도 폭스뉴스 여론조사를 연일 비난하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했다. 커부토의 프로그램이 종료된 직후 또 다른 폭스뉴스 진행자인 그렉 거트펠드(55)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약을) 살 수 있으면 사서 복용해라”며 커부토와 정반대 해설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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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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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극찬한 뒤, 이 약의 처방은 이전 대비 10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관련 발언을 한 날인 3월 19일과 같은 달 21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 당일 판매량과 처방 건수가 평일 평균보다 각각 46배, 114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통령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해 무분별한 약물 사용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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