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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비워야 비로소 장건강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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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교수에게 듣는 대장내시경의 모든 것

경향신문

(왼쪽부터)암으로 발전 하는 대장 선종, 대장암 초기 병변, 진행성 대장암 병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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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초반의 직장인 ㄱ씨는 최근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선종이 발견되어 내시경점막하절제술(ESD)을 받았다. 선종은 그냥 놔두면 일부에서 암으로 변하기 때문에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 전체의 염증 소견, 종양(암)의 유무, 용종의 유무 등 다양한 소견들을 관찰할 수 있다”면서 “장 세정약물 복용의 고충이 여전히 크지만 대장암 조기진단과 예방의 ‘필수불가결한 안전벨트’인 만큼 검사를 미루거나 받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에서 대장암과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장증후군 등 장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대장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장을 비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질병의 조기진단을 놓치게 되어 나중에 훨씬 더 힘든 과정을 겪게 된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인내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대장내시경은 언제부터, 얼마 간격으로 하면 좋은가.

“과거 검사에서 용종이 없거나, 대장암의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50세부터 시작해서 5년 간격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종이 나왔던 사람은 5㎜ 전후의 작은 용종의 경우에는 제거 뒤 2~3년 후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5㎜보다 큰 용종의 경우에는 제거 후 1년 뒤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50세보다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50세부터 검사…5년 간격 바람직
선종 조기진단으로 대장암 등 예방

― 장을 싹 비우면, 유익균이 사라지나.

“장을 비우는 과정에서 일부 유익균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유해균도 빠져나가므로 일부 환자분들은 장 세척 후에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좋아지기도 한다. 유익균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점막에 강하게 부착된 유익균들은 계속 살아남는다. 특히 충수(맹장) 안으로 유익균들이 숨어들어가 있다가 계속 증식하여 다시 장에 살아남게 된다. 따라서 장 세척 후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장내의 유익균들이 회복되어 살게 된다. 유익균들이 부족하여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남아 있을 때에는 외부에서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투여하여 회복시킬 수 있다.”

― 대장내시경 시행 후에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수 시간 내에는 수면내시경을 위해 투여한 진정제 효과가 남아 있으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정밀한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검사 후 1주일 사이에는 과도한 운동은 삼가고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가능하면 짜지 않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1주일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 정상적인 장 복원과 좋은 대장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정상적인 장 복원과 좋은 대장 환경을 위해서 섬유질(섬유소)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섬유질은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섬유질은 유익균에 의해 분해되어 다양한 물질을 생성하게 된다. 즉 건강한 장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을 만들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침입을 막아주고, 염증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장의 점막을 보호한다.”

― 대장내시경 대신 가능한 검사는.

“전산화 단층촬영(CT) 대장조영술(가상 대장내시경)이 있다. 이 검사는 장이 좁아져 있거나, 장에 유착이 있어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시도해볼 수 있다. 대장검사에 적합한 캡슐내시경도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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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들 조기 발견하면 완치 높아져
대장잠혈검사 등 적극적 검사 필요

― 대장암 1차 진단을 위한 국민건강보험 대장잠혈검사의 수검률이 매우 저조하다.

“대장잠혈검사는 대장내시경과 달리 힘든 준비과정이나 고통이 따르지 않으므로 손쉽게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대장잠혈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내용들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대장내시경 관련 제도나 검사수가 등에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한국에서의 대장내시경 수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게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기준에 맞춰 합리적인 수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장 건강을 위한 생활수칙은.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인다. 붉은 육류 대신 흰 살 육류나 생선, 해산물로 대체한다. 잡곡밥, 나물, 해조류, 과일 등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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