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이낙연 결단’ 임박하자…민주당 전대 ‘교통정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 출마 쪽으로 기울면서 ‘추대론’ 목소리 다시 커져

경쟁후보들 불출마 검토도…일각선 “대권·당권 분리를”

더불어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변수’가 커지고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후보가 불출마를 검토하는 등 내부 교통정리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내에선 이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유력 대선주자의 당권 도전은 개인적으로나 조직 전체로나 명암이 뚜렷하다. “당 전체가 친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계파 대립 양상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177석 거대 여당의 당 대표는 적지 않은 리스크를 각오해야 한다.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6~7개월 후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물러나는 것도 사욕으로 비칠 수 있다. 여야 통틀어 차기 잠룡 지지율 1위 후보인 만큼 일거수일투족이 견제 대상이란 점도 이 위원장의 최종 결단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일단 이 위원장은 “너무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의 측근인 이개호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 위원장 같은 분이 민주당을 추스르고 이끌면 큰 힘이 된다”면서도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4·15 총선 직후 대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변의 대표 출마 요구가 커지면서 고심에 들어갔다. 취약한 당세를 보완하려면 전당대회 출마가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의견이 많아진 것이다. 이 위원장 측근들 사이에선 ‘추대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비등했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가 경선 방침을 밝힌 뒤 추대론 불가 목소리가 커졌다. 다른 후보들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이 위원장은 고심 모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국면이 장기화하고, 이낙연 대세론이 지속되자 ‘추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당권 경쟁 후보들이 불출마를 검토한다는 말이 연쇄적으로 들려왔다.

이날 송영길 의원이 ‘이낙연 출마 시 불출마 검토’를 시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의원들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송 의원이 이 위원장에게 양보한다는 것 자체가 대선을 위한 교통정리 차원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두 사람이 동향(호남)이란 점도 당권 구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에선 “이 위원장과 송 의원이 내년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을 넘겨받는 식으로 거래한 것”이라며 “이 위원장이 자신의 추대론을 당에 압박하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당권과 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들며 이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했다. 당권 후보인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이 위원장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당으로선 ‘이낙연 변수’ 이외에 당 혁신 방안 등 다른 쟁점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도 고민거리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