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좋은 취지” vs “활용 가능할지 의문”
지난 4월 3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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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한 고령자 지원 단체가 정부가 배포 중인 천 마스크가 필요 없으면 기부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령자 지원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나고야 고령자 지킴이 네트워크’는 1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정부의 천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은 이들로부터 마스크를 받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재배포하겠다고 밝혔다. 회수된 마스크는 요양시설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단체 측은 “정부가 배포 중인 천 마스크는 크기가 작다는 문제도 있고 천 마스크 자체를 안 쓰려는 이들이 있다”며 “마스크를 나눠주는 데만 460억엔(약 5,000억원)이 들었다는데 1엔의 예산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활동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것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부하려면 포장을 뜯지 않아야 하며 정부가 나눠준 천 마스크 이외 다른 마스크도 기부할 수 있다. 단체는 아이치, 미에, 기후, 시즈오카 4개현에 있는 약국 등에 회수 상자를 설치하는 한편 우편으로도 접수를 받고 있다.
앞서 홋카이도의 한 단체도 1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아베노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은 이들로부터 기부 받기 위해 삿포로역 등에 ‘기부함’을 설치했다. 이 역시 어린이와 노인 관련 시설과 단체에 나눠주기로 했다.
불필요한 천마스크를 모으기 위해 만든 회수함. 고령자지킴이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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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좋은 취지다”라는 의견과 “제대로 활용이 되겠느냐”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에서는 “난 아베노마스크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된다면 고맙겠다.”(ota***), “이러한 대응은 전국적으로 해야 한다”(ixy***)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우송료를 부담하면서까지 보내라는 것은 좀 다른 문제다”(iqf***),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일까”(One***) 등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전국에 배포 중인 ‘아베노마스크’는 불량품이 적발되면서 일부가 수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불량품을 검사하는 데만 약 8억엔(약 9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전국에 배포되는 천 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패러디한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로 불리고 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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