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아베 마스크, 필요 없으면 우리 달라”日 고령자 지원단체 호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마스크 부족한 요양시설이나 장애인 시설에 기부할 것”

누리꾼들 “좋은 취지” vs “활용 가능할지 의문”
한국일보

지난 4월 3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한 고령자 지원 단체가 정부가 배포 중인 천 마스크가 필요 없으면 기부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령자 지원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나고야 고령자 지킴이 네트워크’는 1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정부의 천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은 이들로부터 마스크를 받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재배포하겠다고 밝혔다. 회수된 마스크는 요양시설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단체 측은 “정부가 배포 중인 천 마스크는 크기가 작다는 문제도 있고 천 마스크 자체를 안 쓰려는 이들이 있다”며 “마스크를 나눠주는 데만 460억엔(약 5,000억원)이 들었다는데 1엔의 예산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활동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것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부하려면 포장을 뜯지 않아야 하며 정부가 나눠준 천 마스크 이외 다른 마스크도 기부할 수 있다. 단체는 아이치, 미에, 기후, 시즈오카 4개현에 있는 약국 등에 회수 상자를 설치하는 한편 우편으로도 접수를 받고 있다.

앞서 홋카이도의 한 단체도 1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아베노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은 이들로부터 기부 받기 위해 삿포로역 등에 ‘기부함’을 설치했다. 이 역시 어린이와 노인 관련 시설과 단체에 나눠주기로 했다.
한국일보

불필요한 천마스크를 모으기 위해 만든 회수함. 고령자지킴이네트워크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좋은 취지다”라는 의견과 “제대로 활용이 되겠느냐”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에서는 “난 아베노마스크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된다면 고맙겠다.”(ota***), “이러한 대응은 전국적으로 해야 한다”(ixy***)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우송료를 부담하면서까지 보내라는 것은 좀 다른 문제다”(iqf***),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일까”(One***) 등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전국에 배포 중인 ‘아베노마스크’는 불량품이 적발되면서 일부가 수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불량품을 검사하는 데만 약 8억엔(약 9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전국에 배포되는 천 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패러디한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로 불리고 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