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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아이스팩 다시 쓰자”…작은 환경실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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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에 수거함 설치…식품업체 등 재활용하도록

환경오염 방지 차원…진주·부천에서도 재사용 사업 벌여

지방자치단체들이 식품의 신선도 유지 등에 사용되는 보랭재인 아이스팩(냉동주머니) 재사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아이스팩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지만 1000도가 넘는 고열에서도 내용물이 완전히 연소되지 않아 환경오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아파트단지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해 식품업체 등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쇼핑 증가 등으로 신선식품 택배가 많아지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이 급증했지만, 대부분 재사용되지 못하고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국내에서 한 해 2억개 이상의 아이스팩이 사용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한다.

아이스팩의 내용물은 물(99%)과 냉장력을 높이기 위한 미세 플라스틱 물질인 ‘고흡수성 폴리머’(1%)로 구성됐다. 고흡수성 폴리머는 자기 무게의 500배에 달하는 수분을 머금는 특성 때문에 잘 타지 않는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다 해도 소각장에서 제대로 타지 않으면 찌꺼기로 남아 토양오염의 원인이 된다.

아이스팩 포장을 벗겨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릴 경우도 하천과 바다에 흘러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에는 100%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보랭 기능 등이 떨어져 널리 확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은 재사용이 최선이다.

이에 세종시는 지난 18일 시범적으로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다. 세종시는 주민들이 분리배출한 아이스팩을 모아 세종지역 육가공업체와 반찬가게 등 신선식품 도·소매업체에 무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아이스팩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도 가져가 사용할 수 있다. 세종시는 아이스팩 배출량과 수요 등을 파악해 필요하면 수거함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시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수거해 지역 전통시장 등에서 재사용하는 ‘아이스팩 다시 쓰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는 지난 2월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아이스팩을 수거해 식품 업체 등에 제공하고 있고, 서울 성동구도 지난해부터 동주민센터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아이스팩을 전통시장에 전달한다.

최근 세종시는 환경부에 아이스팩 생산자가 회수·재활용하고,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방미경 세종시 규제개혁법무담당관은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 이번 사업을 하게 됐다”며 “아이스팩 재사용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작은 실험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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