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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기고]‘DAC 가입 10년’ 한국, 개발원조서 눈부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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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 금년 3월 중순 이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37개 회원국 대사가 모두 참여하는 영상회의가 매주 1회 이상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세계의 성장, 고용, 금융, 분배 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특히 부자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코로나19 위기 대응 원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복되고 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크게 고통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이 오히려 이런 주장에 더 적극적인 편이다. 한 나라에서 바이러스 퇴치에 성공하더라도, 다른 나라들과 함께 성공하지 않으면, 2차 전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원조를 제공하는 동기에는 도덕적 의무감과 함께 남을 돕는 것이 자기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관점이 포함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중에도 원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경향신문

고형권 | 주 OECD대표부 대사


한국은 식민지와 6·25전쟁을 겪고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했지만, 2010년 OECD 회원국 중 원조선진국그룹이라고 불리는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가입,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이 개발원조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작년 개도국 원조 규모는 25억2000만달러인데, 10년 전에 비해 두 배 늘어난 것이다. 연평균 증가율은 11.9%로 29개 DAC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원조는 식민지 지원에서 시작된 서구 선진국들과 출발 자체가 다르다. 짧은 기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경험만으로도 개발 분야에서 독특한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반영된 결과인지 지난해에는 한국대표부에 근무하는 고재명 참사관이 DAC의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이 민주성, 투명성, 시민협력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우수한 의료시스템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하여 극단적인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해 온 것에 대해 개도국들은 물론 OECD 회원국들도 한국이 세계의 희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OECD에서는 코로나19 위기 후에도 반세계화 흐름이 나타나면서 자국이익 우선주의가 더 강화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기후변화, 자연재난, 난민 문제 등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더 긴 눈으로 보면 지구촌의 연결성은 더욱 촘촘해지고,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특유의 혁신성과 저력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개발원조 분야에서도 한국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위상을 높이고 그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공고히 해야겠다.

고형권 | 주 OECD대표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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