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윤미향 해명에 '판' 깔아준 親與 방송들… 지상파도 합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지오 사기극' 때처럼 뉴스룸·뉴스공장·뉴스쇼 잇따라 출연

MBC는 "보수 언론의 모략"이라며 비호, KBS에선 소극적 보도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자가 자신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친여 성향 방송에 연일 출연해 해명하고 있다. 이 모습이 지난해 고(故) 장자연의 동료였다며 후원금을 모으고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사건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씨는 당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JTBC '뉴스룸'·CBS '김현정의 뉴스쇼'·MBC '뉴스데스크' 등에서 발언하며 후원금을 모으고, 의혹을 해명했다. 이를 믿고 후원금을 입금한 시청자들이 사기극의 피해자가 됐지만, 사과한 방송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뉴스룸·뉴스공장·뉴스쇼' 여권 비호 3종 세트

윤미향 당선자는 최근 JTBC '뉴스룸'을 시작으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차례로 출연했다. 지난 12일 뉴스룸 스튜디오에 나온 윤씨는 "할머니들에게 쓴 돈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앵커 질문에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여러 사업도 큰 범주에선 피해자 지원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지금 세계 각지에서 30년 동안 연대하셨던 분들이 지지 성명을 보내오고 있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지난 1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윤미향 당선자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가 국회의원 당선자가 되었기 때문에 제 목소리에 제약을 가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T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윤 당선자를 적극 비호했다. 김어준씨는 "누군가 윤미향 당선자가 국회에서 활동하는 걸 매우 싫어하는 겁니까?" "3300만원을 맥줏집에서 썼다는 식의 보도는 완전 거짓말이죠" "정의연이 돈이 있어야 착복을 하죠"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윤 당선자는 "할머니와 활동가를 분열시키려 하고, 지난 30년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했다.

18일 출연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그의 '거짓 해명'이 논란이 됐다. 진행자가 현금으로 아파트를 경매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묻자 윤 당선자는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 아파트 매매 영수증까지도 다 갖고 있다"고 답했다. 집을 사고판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반나절 만에 "정기적금을 해지하고 친척에게도 일부 빌렸다"고 말을 바꿨다.

◇지상파 뉴스도 합세… "조국 프레임 걸렸다"

MBC·KBS 등 지상파도 윤 당선자를 적극 감싸거나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윤지오를 '뉴스데스크'에 직접 출연시켜 인터뷰한 MBC는 12일 '뉴스외전'에 윤 당선자를 초대했다. "보수 언론의 모략극이라는 게 확고하냐" "전반적인 음모가 있다는 거냐"는 질문에 윤 당선자는 "미래통합당이 스피치하고 일부 언론이 이를 따라 보도하는 게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같은 날 15분 분량 오후 뉴스를 짧게 편집해 '할머니와 소통 부족… 의혹은 통합당과 보수언론 모략'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냈다. "조국 프레임에 걸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당선자의 "'(조국) 딸과 그 가족이 어떤 아픔이었을까, 엄마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답변이 재차 전파를 탔다.

KBS 뉴스9은 소극적 보도로 일관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5월 8일 첫 보도 후 나흘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13일 "기부금 사용 내역을 검증받겠다.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는 탄압"이라는 정의연 입장을 전했고, 다음 날엔 "윤 당선자가 굴욕적인 합의 결과를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 외교부가 언론과 윤 당선자에 민감한 내용을 함구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손호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