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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수요집회에 처음 모금통 갖다놓은 인물이 윤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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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윤미향 의혹]

영화 '허스토리' 실제 인물 김문숙 부산 정대협 회장

"尹, 정대협을 돈벌이 단체 만들어… 기부금 다 어디갔는지 조사해야"

조선일보

김문숙(93·사진) 한국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회장은 윤미향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에 대해 "위안부로 돈벌이를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위안부 피해자는 아니지만,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사죄와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1998년 1심에서 일부 승소를 이끌어 낸 인물이다. 일본 정부의 항소로 최종 패소했지만 그의 긴 투쟁은 영화 '허스토리'로 만들어졌다.

김 회장은 18일 본지 통화에서 윤 당선인을 두고 "그야말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고령에도 김 회장의 목소리는 또랑또랑했다. 김 회장은 "윤미향이 대표가 된 이후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할머니를 앞세워 돈벌이하는 단체가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요집회'를 예로 들었다. 김 회장은 "수요집회에 모금통을 갖다 놓은 사람이 윤 당선인"이라고 했다. 그는 "수요집회는 1991년에 내가 윤정옥 선배(정대협 초대 대표·이화여대 명예교수)랑 같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작한 집회"라며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수요일마다 참가했는데 윤미향이 정대협의 주도권을 잡은 뒤부터 수요집회가 점점 모금회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김 회장은 "드디어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미향은 나랑 윤 선배 밑에서 심부름하던 간사였는데 대표 된 뒤로부터는 할머니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각종 모금 사업을 벌였다"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천천히 다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는 "학생들이 수요일마다 뙤약볕에 있으면서도 부모님한테 푼푼이 받은 돈을 내놓는 게 제일 가슴이 아프다"며 "'이걸 받아야 되나' 한 적이 있는데 단체 사람들은 그걸 좋은 듯이 받는다.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원래 김 회장은 부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기업인이었다. 1991년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처음 접한 것을 계기로 위안부 피해자 실상 알리기에 투신했다. 그해 사무실에 정신대 신고 전화를 설치하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전국에서 250여명이 이 전화로 처음 피해 사실을 알렸다.

2004년 김 회장은 운영하던 여행사를 처분하고 재산 1억원을 털어 부산 수영구에 위안부 피해 실상을 고발하는 역사관을 만들었다. 운영난으로 인해 폐관 위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쏟아진 성금으로 버텼다. 김 회장은 "그런 우리 사정을 윤미향은 뻔히 알면서도 한 번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정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한 건지 자기 잇속 챙기려고 일한 건지 이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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