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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2020 지자체 평가] 여수시, ‘테크니션 스쿨’ 취업률 92%... 청년 일자리 정책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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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봉 여수시장이 청년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여수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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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찾은 전남 여수시 테크니션스쿨 강의실. 50명의 취업 준비생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전자 스크린을 이용해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의 말 한마디 놓칠세라 학생들은 강의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현장 실무 공업영어 수업의 한 장면으로, 대부분 여수국가산업단지 취업을 위해 모인 학생들이다.

교육생 리더 오창건(24)씨는 “작년에 전문대 졸업 후 산업기사 자격증을 7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현장 중심의 테크니션스쿨 커리큘럼으로 취업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18곳의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테크니션스쿨은 지난 2010년 문을 열었다. 여수시가 지역 청년실업 문제 극복을 위해 전국 처음으로 민ㆍ산ㆍ학ㆍ관이 협력해 만든 맞춤형 산업인력 양성 기관이다. 여수산단 인력 공급을 목표로 시가 시의회, 상공회의소, 공장장협의회 등 지역 12개의 유관기관과 단체가 참여했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키워 제공하기 위해 여수산단에 특화된 교육과정도 개발했다.

지역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에 맞춰 지원자격은 현재 여수시민에게만 주어진다. 고졸과 전문대 졸업자면 나이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학생들은 총 1,284시간의 교육 중 절반에 해당하는 667시간을 인성교육 강의에 쏟아야 한다. 다른 직업교육기관들과 차별화 되는 대목이다. 곽동현 테크니션스쿨 원장은 “인성을 최우선으로 한 교육과 여수산단 입주 기업들의 채용 형태에 맞춘 취업 지원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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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테크니션스쿨 강의실에서 교육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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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션스쿨 졸업생의 취업률은 90%가 넘는다. 입학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11기 교육생인 오씨도 9대 1의 높은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2010년 1기 3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10기 50명의 교육생까지 총 372명이 수료했으며 이중 342명(취업률 91.9%)이 여수산단을 비롯한 전국의 탄탄한 기업에 입사했다. 2019년 교육부 주관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청년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특별상을 수상했고, 이 ‘취업명문’을 벤치마킹 하기 위한 인근 도시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여수시가 전국 지자체 평가, 인구 50만 미만 시 그룹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청년 일자리 정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둔 시책 때문이다. 올해 평가에서 행정서비스 영역 중 보건복지와 지역경제, 교육 등 3개 부문이 지난해보다 순위가 올랐고 특히 지역경제 부문은 지난해 39위에서 올해 4위로 35단계 상승했다.

여수시는 올해도 청년몰 육성, 여수형 청년 사회적 기업가와 경제기업 100개 발굴, 청년 행정인턴제도 확대 등 특화된 청년 정책과 산단 신ㆍ증설에 따른 행정지원 강화, 공공폐수처리시설 증설, 고부가가치 사업화 플랫폼 구축 등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여수산단 16개 기업이 2025년까지 9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공장 신ㆍ증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산단 투자효과가 우리지역의 소비와 고용증대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산업을 선점해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청년과 어르신, 은퇴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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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만 미만 시 종합 순위.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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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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