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한방병원 "어깨 아픈 환자에 '침' 놨더니, 수술률 70% 줄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한의사가 침을 놓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에 사는 김모(56·여)씨는 요즘 오른쪽 팔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 팔을 겨드랑이에서 떼 조금만 들어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옷을 입기도 영 불편하다. 김씨는 “한동안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재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은 근골격계 증상 가운데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 관절은 신체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움직임이 큰 만큼 손상도 빈번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구조상 어깨 회전을 담당하는 힘줄(회전근개)이 팔뼈와 견봉뼈 사이에 끼일 수 있어서다. 이때 통증을 느끼고 염증이 생긴다. 더욱이 이런 어깨 통증은 만성화될 수 있다.

중앙일보

어깨 수술과 침 치료의 관계를 담은 논문. [사진 자생한방병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술 위험도 70%까지 낮아져



한방계에서는 한방 침 치료의 효과를 주장한다. 비수술적 치료인 침으로 어깨 수술률을 떨어뜨렸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내놨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양규진 한의사 연구팀은 침 치료를 받은 어깨 관절 환자의 경우 2년 내 어깨 수술 위험도가 70%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아큐펀쳐 인 메디신’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2010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20세 이상 오십견이나 어깨충돌증후군, 어깨관절염좌 등 20만명 가까운 환자를 추려냈다. 이 환자들 가운데 6주 이내에 2회 이상 침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침군’(11만1561명)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를 ‘대조군’(7만1340명)으로 설정해 분류했다.

중앙일보

자생한방병원 양규진 한의사 [사진 자생한방병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건보공단 7년치 자료 분석결과



연구결과 침군 중 2년 내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는 180명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679명에 달했다. 침군 보다 대조군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가 3배 이상 많게 나타난 것이다. 더욱이 침군의 2년 내 어깨 수술률은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비도 계산했다. 침군의 어깨 수술 위험률을 대조군의 같은 위험률로 나눈 값이다. 값이 ‘1’보다 작을수록 침군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대조군에 비해 낮아진다는 의미다. 침군의 어깨 수술 위험비는 0.26으로 계산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침 치료의 기간·빈도에 따른 어깨 수술률의 변화도 살펴봤다. 민감도 분석 결과 침 치료의 빈도가 높을수록 어깨 수술률이 더 감소한다는 점을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1주 동안 2회 이상 침 치료를 했을 경우 어깨 수술 위험비는 0.26이다. 반면 5주 동안 2회 이상 침 치료를 받았을 때의 위험비는 0.31로 올라간다. 연구팀은 어깨 관절 환자가 짧은 기간 안에 자주 침 치료를 받으면 어깨 수술률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어깨 환자에 좋은 선택지 될 것"



양규진 한의사는 “어깨관절은 관절 중 가동범위가 가장 넓고, 매우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부작용이 덜한 침 치료가 어깨 질환 치료의 수술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깨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