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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상처로 남은 롯데의 실험…영플라자·엘큐브 딱 한곳씩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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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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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영플라자 청주점 전경/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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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충북 청주의 첫 백화점인 '청주 롯데영플라자'가 문을 닫았다. 이곳은 1987년 청주원프라자 쇼핑몰에서 1989년 진로백화점, 2007년 롯데영플라자 청주점으로 13년간 꿋꿋이 청주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빠지는 등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했다.

롯데쇼핑의 '유통 실험' 결과물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롯데쇼핑이 2000년대 초반과 2010년 중반 야심차게 선보였던 '영플라자', '엘큐브'가 각각 명동 본점과 세종점 한곳씩만 남게 됐다.


미니백화점 '영플라자', '엘큐브' 1곳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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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엘큐브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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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패션 중심의 특화점포인 영플라자는 2003년 명동 본점을 시작으로 2007년 청주점, 대구 동성로점을 잇달아 오픈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보통 대형점 기준 1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야 출점할 수 있는 백화점에 비해 영플라자는 2000~3000평 내외 부지만 확보되면 세울 수 있어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수익모델로 주목받았다.

당시 롯데쇼핑은 '젊은 백화점'을 강조하며 2010년까지 10개점 출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매장 수를 더 늘리지 못한채 지난해 2월 대구점이 먼저 문을 닫고 올해 청주점까지 폐점했다.

롯데는 '미니백화점'에 대한 실험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6년 홍대에 첫 선을 보인 엘큐브는 영플라자보다 더 작은 규모인 300평 내외 규모로 이 역시 20대 젊은층에 타깃을 맞췄다. 일반 백화점과 달리 패션·잡화나 인테리어·소품 등 20개 안팎의 제품군을 전문적으로 취급했다.

△2016년 홍대점·이대점·가로수길점 △2017년 세종점·부산 광복점 등 5개점까지 잇달아 개장했고 당초 올해까지 100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이었다.

그런데 2018년 홍대점과 부산 광복점이 폐점했고, 지난해 이대점, 가로수길점마저 문을 닫으면서 세종점 한 곳만 남게 됐다. 영패션에 집중한 4개점과 달리 세종점은 리빙 특화점으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고 있어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어정쩡한 콘셉트, 온라인 쇼핑에 밀려

이처럼 영플라자와 엘큐브가 고전을 겪었던 이유는 쇼핑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소비로 급격하게 이동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두 곳 모두 1020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브랜드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들 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구경하더라도 정작 온라인 초저가를 통해 구매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또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고 모호한 콘셉트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도 아니고 아주 저렴한 가격도 아닌 어정쩡한 콘셉트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유통 실험의 추는 이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롯데는 지난 4월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ON'을 론칭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없애는 O4O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라인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지고 기존 백화점 매장이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시도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 5개점, 할인점 16개점, 슈퍼 75개점, 롭스 25개점 등 121개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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