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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전문가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첫 임상, 아쉬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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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험자 45명 전원 '항체' 생성…바이러스 무력화 '중화항체' 생성률은 낮아

뉴스1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이 임상1상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항체를 생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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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이영성 기자 =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1상에서 피험자 45명 전원이 '항체'가 생성되는 결과를 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첫 백신 임상 결과로 향후 '코로나19'가 예방이 가능한 감염병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내 바이오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일단 고무적이란 입장을 보였다. 다만 실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 생성률이 높지 않아 백신으로서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험자 45명 전원 '항체' 생성…바이러스 무력화 '중화항체' 형성은 8명

20일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mRNA-1273'이 18~55세 성인 남녀 4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공시했다. 참가자 45명을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그리고 250㎍ 용량별로 백신 후보 물질을 2차례 투여했다. 250㎍ 그룹의 경우 1회 투여했다.

임상 결과 첫 투약 15일 후 3개 그룹 모두에서 항체가 생성됐다. 또 25㎍ 그룹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자연 회복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으며 100㎍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이를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생겼다.

백신의 핵심 기능인 중화항체 생성 결과도 공개됐다.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실험 참가자 8명에서 중화항체가 확인됐다. 25㎍과 100㎍ 그룹서 각 4명씩이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과 결합해 감염력을 없애는 항체를 말한다. 따라서 실제로 백신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화항체 생성 여부가 중요하다.

mRNA-1273는 안전성 면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100㎍ 투여군에서 홍반이 발생한 환자가 있었으며 250㎍ 투여군에서 3명이 부작용을 호소했으나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대체로 긍정적 평가…중화항체 생성률 지적, 역가도 중요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중화항체 생성률에 대해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전원 항체가 생겼다는 얘기는 고무적"이라면서도 "중화항체가 생긴 사람이 최소 8명이라는 발표만으로는 성공 여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중화항체가 생겨야 백신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역가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항체가 생성됐어도 충분하지 않다면 바이러스 증폭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가는 항원과 반응해 침전응집물을 만드는 항체의 최고 희석도이다.

그는 "모더나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항체도 생성됐고 중화항체도 확인됐지만 관심을 갖는 부분은 역가"라며 "역가가 어느 정도 나오는 지에 따라 실제로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료를 보면 감염 후 회복된 혈장에 있는 수준의 항체라고 언급돼 있는데 그 정도면 역가가 높은 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추측했다.

윤병수 오스티오뉴로젠 대표는 "중화항체 역가가 개인마다 얼마나 되는지 임상 피험자를 늘려 통계를 내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장기적인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그럼에도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용납될 만한 수준"이라며 "mRNA-1273은 면역증강제 역할이 가능해 최종 승인시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반 백신의 경우 면역 반응 강화를 위해 면역증강제를 함께 주입한다. mRNA-1273은 한 번에 두 가지 반응을 할 수 있다.

한편 모더나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2상은 25㎍와 100㎍ 투여군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또 7월부터 시작할 예정인 임상3상은 25㎍와 100㎍ 중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최종 품목허가 후 2021년 1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RNA는 바이러스가 아닌 RNA 프라이머(절편)이기 때문에 생산이 용이하다"며 "대량생산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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