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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진중권까지 모셨지만…해법 없는 '푸념 토론회'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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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재건 해법을 찾아라' 연일 토론회 개최…"의견 교환은 무조건 옳다"

지도부 공백 장기화 '잡아당긴 고삐 느슨해지나'…"강성 당원 해결해야"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5.1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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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보수 재건을 위한 토론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토론회를 통해 총선 패배의 원인은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이를 수렴할 당 지도부의 부재와 대안 없는 토론 내용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20일 통합당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수가 나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가장 관심을 끈 토론회는 지난 15일 유의동·오신환 의원이 공동 주최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다. 대표적 진보논객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례적으로 통합당 토론회에 참석하면서다. 진 전 교수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을 상상이나 했겠느냐"는 말로 통합당의 달라진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통합당은 뇌가 없다"는 직설화법으로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그는 통합당의 총선 패배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단기적 원인과 사회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장기적 원인을 꼽았다.

그러면서 Δ싱크탱크(두뇌집단)의 재구성 Δ사회과학적 인식 무장 Δ현대성과 윤리성의 회복 Δ실용주의 Δ민주당보다 더 나은 정책 제시 Δ비난이 아닌 비판 등을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로부터 3일 후인 지난 18일에는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총선평가 및 미디어환경 분석'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웅 당선인(서울 송파갑)은 "과거 보수당은 엘리트이고 일은 잘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10~15년 뒤처져 있다"며 "이렇기에 (젊은 세대 사이에서)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친구에게 창피하다', '여당 공격만 한다'는 말을 듣는다"고 당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를 탈피하려면 개혁과 더불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보논객 진 전 교수가 진단한 것보다 더 직접적이며 객관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비판했다.

심재철 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개최하는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원인 분석과 대응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발제자로,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쓴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당 차원의 실천적 담론으로 발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해법보다는 원인에만 치중돼 있는 데다 지난 총선 이후 지도부가 공백 상태여서 의견을 한데 모을 창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공백과 토론회는 별개라는 의견이 많다. 토론회든 모임이든 활발한 의견 교환이 곧 보수 재건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3선 당선인은 "총선 참패에서 나아가 보수의 몰락을 진단하는 이런 토론회가 많이 열리는 것은 무조건 찬성이다"라며 "그래야 후에 전체적인 의견을 취합할 때 안정적으로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잡아당긴 고삐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원인보다는 해법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원인은 드러났는데 토론회를 한다고 해서 첨예한 것이 나올 거 같지는 않다. 그래서 '해법 경쟁'을 해야 한다"며 "지도부 공백도 문제일 수 있지만 지금 분당과 합당을 반복하며 당원이 영남 위주의 강성보수로 재편돼 어떤 지도체제가 들어와도 마실 수 없는 '짠물'이 됐는데, 이런 것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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