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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강남 부동산도 판다…현금 확보 나선 금융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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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강남사옥 20년 만에 매각

KB·하나금융, 유휴 영업점 매각 착수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면서 부동산을 매각하고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실적·K-ICS 대응 위한 부동산 처분

이데일리

현대해상 강남사옥 전경.(사진=현대해상)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14일 강남사옥 매각을 위한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약 10곳의 업체가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6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3만4983㎡(1만582평) 규모로 지난 2001년 준공된 건물이다. 매각가는 3.3㎡당 3500만원 선으로 약 3700억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3700억원 이상으로 매각되면 지난 2018년 삼성물산의 서초사옥 매각 이후, 강남권역 내 부동산 최고 매매 가격이다.

현대해상이 강남사옥 매각에 나선 이유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실적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91억원으로 전년 3735억원 대비 27.9% 감소했다.

여기다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킥스(K-ICS)’도 부동산 매각을 결정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K-ICS는 새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현재의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한 자본규제안이다. RBC의 경우 부동산 위험계수를 업무용도 6%, 투자용도는 9%로 보지만 킥스가 도입되면 부동산 위험계수는 25%까지 늘어난다. 즉, 부동산을 많이 보유할수록 준비금 부담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현대해상 외에도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은 줄을 잇고 있다. 한화생명은 분당, 인천, 광복동 사옥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공개 매각을 진행했으나, 유찰돼 현재는 매수 의사를 밝히는 업체와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각 당시 최저 공매가는 분당사옥(사진) 210억7400만원, 인천사옥 200억원, 68억6100만원 등 총 48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생명은 2017년 서울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2018년에는 경기 성남 태평동 사옥을 214억원에 각각 매각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도 강원도 강릉에 있는 연수원 부지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공개 매각을 진행했으나 한 차례 유찰됐다. 매각 부지는 토지 약 10만6688㎡, 건물 약 748.07㎡ 규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팔 수 있는 부동산 자산을 모두 내놓고 있다”며 “킥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실적하락 방어를 위한 용도”라고 말했다.

점포통폐합으로 인한 유휴자산 매각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은 이달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서울 노원· 북아현동을 비롯해 부산 구서동·감전동 등 보유 건물 총 10곳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최저입찰가(예정금액)은 약 367억원 수준이다. 1차 입찰은 19일, 2차입찰은 26일에 이뤄진다.

하나은행은 이달 26곳의 부동산 물건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최저입찰가 기준으로 1230억원 규모다. 매각 대상은 하나은행 서울 중구 을지로4가점과 부산 중앙지점, 전북 전주 지점 등 유휴 지점이며, 최저 입찰가 기준 중구 을지로4가점은 188억원, 전주점은 102억원 등이다.

신한은행은 충북 진천연수원 부지를 매각키로 했다. 지난 2011년 연수원을 건립해 사용키로 했으나,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부지매각에 나선 것이다. 매각가는 약 500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은행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저하 전망과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자산 급증으로 하반기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하락 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8년에 대비 7.7% 줄어든 수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은 점포 통폐합 작업 등이 진행돼 왔고, 필요없는 점포 등은 매각을 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등으로 실적 저하 등이 예상되면서 부동산 자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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