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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공시비 수천억 시공사를 열흘만에 정해? 서울시 제도개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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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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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단지 모습 /사진=송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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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합동설명회 이후 시공사 선정까지 약 2주에 이르는 홍보기간이 짧다는 판단 아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다.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현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오히려 음성적인 홍보를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 새로운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짧은 홍보기간이 오히려 불법행위 더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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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모니터링을 마친 서울시는 건설업자 홍보공간 개소시기 개선을 국토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2018년 2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면서 공표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지침 제34조제4항 등에 따르면 시공사 홍보공간은 합동홍보 설명회 개최 이후 마련된다. OS(홍보도우미)요원의 개별적인 홍보가 금지된 만큼 이 때부터 홍보관을 통한 본격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통상 합동설명회부터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약 2주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합법적인 대면접촉 홍보기간은 이 기간 뿐이다. 이에 수백억, 수천억원이 오가는 사업에도 불구하고 홍보기간이 터무니없이 짧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포3주구의 경우 시공사 입찰일이 지난 4월10일로 합동설명회인 이날까지 홍보 공백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오히려 경쟁이 과열된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로 합동설명회 등의 개최가 여의치 않았다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입찰일 이후 홍보관을 열 수 있게끔 개선안을 마련해 조만간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비 8000억원이 달린 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경쟁 중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우건설이 삼성물산과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을 고소하고 양사간 비방 홍보물 배포, OS(홍보도우미)요원 불법활동, 홍보대행사를 통한 기사청탁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복잡한 수주조건 홍보 벅차... 조건 안 좋은 회사들이 유리"

건설사 입장에서도 홍보기간 개선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반포3주구의 경우 조합원이 1500명이 넘는데 현실적으로 홍보관이 정식 오픈하는 20일부터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는 30일까지 단 열흘간 회사의 수주조건을 홍보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시간이 촉박하니 음성적인 홍보가 판을 치고 수주조건을 꼼꼼이 따지기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등이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홍보관을 열면 조합원 뿐만 아니라 조합원 가족까지 2~3차례 방문하는데 현실적으로 복잡한 사업조건을 충분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며 “홍보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오히려 사업조건이 안 좋은 회사들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건의가 들어오면 그때 살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점에 대해선 건설업계와 공감대가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이후 충분한 홍보기간을 주되 불법홍보 적발시 엄정하게 처벌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 새로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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