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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말라리아 약 위험 경고에도.. 트럼프 "안전 수준 높여준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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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데 검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복용했다는 논란과 관련, "이 약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안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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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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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평판이 훌륭한 이 약은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준다"며 "약의 효능에 우호적인 다수의 의료진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했다. 또 "이 약이 없었다면 현장의 노동자들은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가 코로나 치료를 위한 '신(神)의 선물' '게임 체인저(상황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 등의 표현을 써가며 극찬했던 약이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부정맥 등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시험에서만 이 약을 사용하라고 지난달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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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록시클로로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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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자가 승인하지 않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에 대해선 "그 발언에 반응하지 않겠다. 시간 낭비"라면서도 "펠로시 의장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 주치의는 아직 이 약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복용을) 조언한다면 받아들일 것"이라며 "담당 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FDA는 이 약을 코로나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했다. 매커내니 대변인도 "이 약을 복용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담해 함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일주일 반 동안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고 있다.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 사실을 밝혔다. 백악관 주치의 숀 콘리 박사는 "대통령과 여러 논의를 거친 끝에 복용으로 얻는 잠재적 이득이 위험보다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우려를 보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극찬한 뒤 지난 3월 미국 내 이 약 처방이 전년 대비 약 80% 급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작용 우려가 큰 약을 먹고 있다고 홍보한 것을 두고 의사들이 경악했다"고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신탁 3개가 돈을 넣은 펀드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조사 사노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 약을 띄우는 것일 수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난 그 약을 생산하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좋은 약이라고 생각해서 복용하기 시작했고,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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