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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코로나 성금' 480억원 모은 영국 100세 노병, 기사 작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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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 돕겠다고 모금한 톰 무어

존슨 총리 "진정한 보물" "한 줄기 빛" 칭송

조선일보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인 영국인 톰 무어씨가 지난 30일(현지 시각) 영국 베드퍼드셔주의 자택에서 자신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주먹을 들어보여 화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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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생일을 맞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의료진을 돕겠다며 벌인 모금운동으로 3200만파운드(약 480억원)를 모금한 2차 대전 참전 용사 톰 무어씨가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騎士, Knight) 작위를 받게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무어씨를 “진정한 국가의 보물” “코로나라는 안개 속에 비춰진 한 줄기 빛”이라고 표현했다. 존슨 총리는 “무어씨의 환상적인 기금 모금은 신기록을 세웠고, 온 나라에 영감을 줬다”며 “그의 놀라운 이야기에 감동받은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무어씨는 2차 대전에 참전한 영국 육군 예비역 대위로 지난 3~4월 코로나 사태로 비상이 걸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보낼 성금을 모으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이 100세 생일을 기념해 왕복 25m 길이의 마당을 100번 걸을 테니 성금을 모아달라는 캠페인이었다. 무어씨는 모금 한 달여만에 150만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3279만4701파운드를 모금했다.

그는 이 캠페인을 통해 영국 국방부로부터 ‘명예 대령’으로 임명됐는데, 이번엔 여왕이 기사 작위를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여왕은 사회에 공로가 큰 인물들을 선정해 기사 작위를 수여한다. 무어씨에 대한 기사 작위 수여는 존슨 총리가 여왕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어씨는 이 소식을 전해듣고 “너무 놀랐다. 나는 결코 그러한 위대한 명예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여왕과 총리, 영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SKY뉴스가 전했다. 기사 작위 수여는 20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1920년 4월 30일 영국 요크셔 인근 키슬리에서 태어난 무어씨는 2차 대전에 참전해 인도와 미얀마 등에서 전투를 치렀다. 지난 2018년에는 머리 부분 피부암과 낙상으로 인한 엉덩이 골절로 투병, 보행보조기에 의지해 거동하고 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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