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언론매체는 유튜브에서 ‘5.18의 진실’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아직도 왜곡된 광주 민주화운동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그날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증언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또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게 뻔하다. 문 대통령이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유튜브를 통해 저변으로 확대되는 가짜뉴스는 여전히 독버섯처럼 기생하고 있다.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상으로 자리 잡은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기존의 포털사이트처럼 여론을 형성하고 조작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왜 유튜브일까. 이는 유튜브를 통한 수익창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를 통한 수익은 영상 콘텐츠에 붙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다. 광고가 많이 붙으려면, 그리고 광고단가가 오르려면 많은 구독자 수와 영상 조회수가 동반되어야 한다. 심하게 표현하면 영상콘텐츠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많은 구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만 있다면 쓰레기 영상은 얼마든지 확대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11일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극우 유튜버에 대해 “전부 돈 벌어먹으려고 하는 놈들”이라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일각의 주장처럼 일부 유튜버들이 단순히 돈벌이의 이유로 가짜뉴스를 배포하고 역사를 왜곡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그릇된 행동이 경제적인 이익과 반드시 무관하다고도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그릇된 행동은 ‘천민자본주의’라는 말까지 나온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천민자본주의를 언급했다. 자본주의 문화나 정신을 형성하지 못하고 오로지 돈만 좇는다는 점에서 당시의 상황과 궤가 다르지 않다. 특히 과거에는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유명세라는 무형의 가치도 함께 얻게 된다. 부가로 얻은 유명세는 또 다른 경제적 이익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일부 유튜버들은 천민자본주의 2.0 버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천민자본주의에 매몰되는 순간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경제 발전에 기여는 커녕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합리적 보수성향의 학자로 꼽히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패배 원인으로 변화한 세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천민자본주의 패러다임에 집착한 점을 꼽기도 했다.
유튜버는 경제적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야 한다. 유튜브 활동에 천민자본주의의 그림자가 깃든다면 결국 사회적·경제적으로 손실만 입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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