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우주 최고 음악대장 뽑기…코믹 SF '스페이스 오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지구인 외에도 고등 생명체가 있다면 우주에서 가장 뛰어난 가수는 누굴까?

미국 작가 캐서린 M. 발렌티의 공상과학소설(SF) '스페이스 오페라'는 이런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우주 전쟁과 노래 경연대회를 절묘하게 배합해낸 장편 코믹 SF이다.

웜홀을 통해 우주를 개척한 외계인들이 지구인과 맞닥뜨리고 여러 종족마다 서로 대립한다. 서로를 '지적 존재'로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는 오랫동안 '지각력 전쟁'에 시달리고 큰 상처만 남긴 채 싸움이 일단 끝난다. 우선 과제는 은하 문명의 화합과 상처 치유를 위한 이벤트였다.

이를 위해 역사 깊은 은하 종족들을 중심으로 '우주 그랑프리 가요제'를 매년 열기 시작한다.

작가는 유럽 최대 음악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제2차 세계 대전 후 폐허가 된 유럽인의 터전과 마음을 달래고자 1956년 시작됐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우주 가요제는 종족들 간 반목을 없애고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는 행사였지만 평화 유지를 위한 가혹하고 무서운 규칙도 있다. 꼴찌를 한 종족은 멸망시킨다는 규정이다.

명분은 전쟁 재발을 막고자 지각력을 입증하지 못한 종족을 도태시킨다는 것이지만, 사실 약자를 희생시킴으로써 강자 간 결속을 도모하는 잔인한 방식이다.

99회 가요제까지 지구인은 희생되지 않았다. 그런데 100회차를 맞은 대회에는 왕년의 밴드 '앱솔루트 제로스'가 지구 대표로 외계인에 의해 지목된다. 밴드 리더인 데시벨 존스의 어깨에 인류의 명운이 걸렸다.

외계 고등생물들은 지구인이 못 생기고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존스는 지구인이 우주에서 존속할 만큼 지각력 있는 존재임을 입증할 수 있을까?

소설은 SF 문학상 중 최고 권위로 평가받는 휴고상 최종 후보작에 지난해 올랐다. 메이저 영화사인 유니버설 픽처스가 영화로 만들기로 했고, '라라랜드' 제작진이 참여한다.

1979년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발렌티는 2004년 장편 '미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팔림프세스트'로 람다 문학상을 받았고 네뷸러상 후보에 올랐다. 이밖에 영 어덜트 판타지 시리즈인 '페어리랜드'로 로커스상과 안드레 노턴상을 받았다.

이정아 옮김. 황금가지 펴냄.

lesl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