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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정의연에 고액 기부한 마리몬드 "단체 아닌 사업에 기부… 사태 예의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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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3층에 있는 마리몬드 사무실./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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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고액을 기부해 온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는 정의연 회계 자료에 자신들의 기부 내역이 누락된 것과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정의연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계속 기부할 수도 있고 아동 학대 방지 등 다른 사업을 하는 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마리몬드 관계자는 20일 "그동안 단체가 아닌 사업을 보고 기부를 결정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마리몬드는 휴대폰 케이스나 뱃지, 팔찌, 티셔츠 등의 디자인 상품을 제작 판매해 얻은 수익의 절반을 시민단체에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마리몬드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6억5422만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정대협의 이 기간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엔 마리몬드가 기부금으로 1억885만원을 출연했다고 기재돼 있다. 5억5000여만원의 기부금 내역이 증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마리몬드 관계자는 "기부 금액은 발급된 기부금 영수증으로 다시 확인했다"면서 "기부금 누락 등과 관련해서 검찰 수사 등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따로 표명할 심경은 없느냐'는 질문엔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마리몬드는 윤홍조 전 대표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2년 설립한 회사다. 인권과 반폭력을 지향하며, 이러한 모토를 담은 디자인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의와 평화를 위해 용기를 낸 인권 운동가'로 평가하고 이를 기리는 메시지를 제품 곳곳에 담았다.

윤 전 대표는 2016~2018년 정의연의 비상임이사로 재직했었다. 윤 전 대표는 2018년 2월 부친인 윤홍조 연출가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들은 여성 인권 운동을 하는데, 그 아버지는 '미투'(Me too, 성피해 고발 운동) 고발 대상이 됐다는 것이었다. 윤 전 대표는 2019년 당시 논란과 관련해 '미투 사건 대응 전략'이라는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현재 마리몬드는 홍리나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윤 전 대표가 대표에서 물러나며 직접적인 경영에서는 손을 뗐지만 창업자인만큼 주요 주주로 계속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마리몬드 측은 "주주 명단 공개는 주주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공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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