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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택시업계, 타다 다음 타겟은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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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개인택시, “독점 사업자 카카오가 횡포 부린다”며 토론회

서울시 택시정책 담당자, “마냥 ‘카카오 나빠요’식 주장은 설득력 없어” 쓴소리


한겨레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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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가 가맹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택시앱 시장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에 불만을 터뜨렸다.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택시업체에 과다한 수수료를 뜯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합리성이 떨어지는 비판이라는 반응이다.

택시업계 이해를 대변하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하며 “일부 플랫폼 업계의 독점적 지배로 인한 가맹수수료 때문에 어려움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플랫폼 업계’라고 표현했으나,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한 발언이다. 카카오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티(T)는 승객 2400만명과 기사 24만여명이 가입한 국내 최대 택시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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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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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를 맡은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가 가맹택시에 가입한 법인택시에게서 받아가는 수수료를 문제삼았다. 그는 “(카카오가) 손해를 감수하는 정책을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뒤 이제는 수익을 올리겠다며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불공정한 가맹계약을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며 카카오가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는 강도높은 비판이다. 카카오는 호출중개만 하던 과거에는 택시와 승객에게서 수수료를 받지 않았지만, 최근 가맹사업에 뛰어들면서 법인택시로부터 전체 운행 요금의 20%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카카오에서 발생하지 않은 호출에서 발생한 매출도 카카오가 수수료를 떼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카카오 등 플랫폼 회사와 택시업계가 중복 가맹 계약을 맺지 못하게 한 여객법 개정안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성훈 변호사는 “빵집이나 아이스크림 가게에는 한 브랜드의 제품을 팔아야 하는 통일성 유지 의무를 지울 수 있지만 택시는 식품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개별적, 독립적 사업의 성격도 있다”며 “택시업체가 여러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정회 서울시 택시물류팀장은 택시업계가 카카오 등에 대한 불만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 팀장은 “기사들은 카카오의 운송약관에 동의하고 가입했고, 여기에는 카카오가 임의로 콜 배정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며 “임의 배정 기준을 구체화해달라는 식의 구체적인 요구를 해야 국토부, 공정위, 서울시도 도울 수 있다. 마냥 ‘카카오는 나쁩니다’, ‘택시는 먹고 살기 힘듭니다’라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택시업계가 뚜렷한 근거 없이 “카카오가 장거리 등 돈이 되는 좋은 콜을 가맹사나 카카오가 인수했던 회사에 몰아준다”는 주장을 펴는 데 대한 지적이다.

한편 카카오 쪽은 택시업계가 ‘과다 수수료 책정’을 비판한 데 대해 과도한 비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카카오T블루는 단거리 운행 위주여서 평균 운행요금은 1만원 미만”이라며 “수수료는1∼2천원 수준으로 서울시의 주간 1천원, 야간 2천원 콜비와 비교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수료 정산 범위와 관련해서는 “가맹서비스는 단순히 콜을 중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 운행 데이터 관리, 요금정산 등 택시 운영과 관련된 인프라를 모두 제공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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