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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과거사법, n번방 방지법, 공인인증서 폐기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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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씨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이 가결되자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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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법안 처리율 등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가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133개 법안을 처리했다. 7년간 표류하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과 사업자들에게 성착취물 관련 책임을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N번방 방지법),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 등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는 재석 177인 중 찬성 162표로 과거사법을 가결 처리했다. 반대표는 1표, 기권은 8표였다. 과거사법은 2010년 활동이 끝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 재가동해 형제복지원, 6·25 민간인 학살사건 등 마무리하지 못한 과거사를 다시 조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재개하고, 위원회 구성을 상임위원 3인을 포함한 9인으로 변경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상임위원 구성은 대통령과 여·야에서 각각 1명씩 지명한다. 3년간 활동하되 1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고, 청문회 개최 시 비공개로 진행하며 여·야는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던 과거사법을 행안위로 되돌려보내 일부 조항을 수정한 뒤 의결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배·보상 관련 조항은 빠졌다.

이날 과거사법이 통과된 후 형제복지원 사건 생존 피해자인 최승우 씨는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과거사법이 20대 국회 마지막에 통과된 것은 여야가 협치 협력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김무성·이채익 통합당 의원, 진선미·홍익표 민주당 의원 등과 인사를 나눴다. 김 씨는 지난 5일부터 사흘간 과거사법 통과를 촉구하며 의원회관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3000여명의 장애인과 고아를 감금하고 강제 노역을 시킨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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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8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적 290인, 재석 171인, 찬성 162인, 반대 1인, 기권 8인으로 통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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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방지법은 재석 177인 중 찬성 143표, 기권 3표로 가결 처리됐다. 지난달 29일 본회의서 처리된 ‘N번방 방지 3법’이 범죄자 대상인 것과 달리 이날 처리 법안은 페이스북 등 정보통신사업자들에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사업자는 성착취물의 유통과 판매를 막기 위해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지정하고, 방통위에 매년 투명성 보고서 제출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쉽지 않아 국내 사업자가 역차별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 법사위를 거친 뒤 본회의까지 통과됐다.

이날 국회는 21년 만에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했다.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 제도는 공인인증서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발급절차가 불편하고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외에서 국내사이트 직구를 제한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법안은 통과와 별개로 당분간은 은행 거래, 주식 투자 등에 기존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개정안 효력이 발생하는 11월부터는 공인인증서의 사용범위와 권한이 축소되고 금융결제원 인증서로 바뀐다.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 시 단기 체류 외국인의 숙박신고를 의무화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코로나19 대응 법안)과 세월호 피해자를 승선자와 가족에서 민간잠수사, 소방공무원 등으로 확대하는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 국회와 각급 법원 및 국무총리 공관 인근 100m 이내 집회·시위를 허용하는 집시법 개정안도 이날 통과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마지막 본회의 인사말에서 “국회의장 임기 2년, 24년의 국회의원 생활에 더해 정계를 은퇴하는 마지막 국회였다”며 “앞으로도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라는 믿음 간직한 의회주의자로 남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선 의원총회에서 “88년에 등원해 32년 만에 마지막 의총을 한다”며 “오늘 특히 과거사법을 비롯한 여러 민생법안이 처리된다. 20대 국회가 항상 오늘처럼만 일하는 국회가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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