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씨름 4관왕→특수강간·절도→연쇄살인…신상 공개된 최신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달 전주·부산에서 잇달아 실종 신고된 여성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20일 신상이 공개된 최신종(31·사진)은 청소년 시절 전도유망한 씨름선수로 맹활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여러 흉악범죄를 저질러 교도소를 들락거렸고, 급기야 최근에는 연쇄살인 피의자로 전락해 공분을 사고 있다.

세계일보

전북경찰과 지역 체육계 등에 따르면 최신종은 초등교 재학시절 씨름부 선수로서 체급을 넘나들며 우승컵을 거머쥐며 이름을 날렸다. 2002년에는 소년체전 등 전국대회에 출전해 경장급(40㎏ 이하)과 소장급(45㎏ 이하), 청장급(50㎏ 이하)을 모두 석권했고, 단체전에서도 우승 주역이 돼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다.

최신종은 모래판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해 그해 전북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는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까지 받은 영예를 안았다.

그는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샅바를 계속 잡아 지역에서 벌어진 씨름대회 청장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고교 1학년 때까지 씨름을 계속한 최신종은 갑자기 선수 생활을 접고 모래판을 떠났다. 그 이유는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스로 관두기보다 인성 등 문제로 강제 퇴출됐다는 게 체육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신종이 지난달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 신고된 20∼30대 여성 2명을 차량으로 납치해 흉기 등 특별한 범행 도구 없이 목졸라 살해한 것도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신종은 성인이 된 이후 삶은 순탄치 않았다. 23세 때인 2012년에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협박하고,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와 집단·흉기 등 협박 혐의로 법정에 서게 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년쯤 지난 2015년에는 한밤중 전북 김제의 한 마트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로 다시 법정에 섰고,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 생활을 했다.

그는 현재 부인과 유아를 둔 가장으로 범행 전까지 전주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인터넷 도박에 빠지면서 이를 접었고, 주변인들로부터 수십에서 수백만원씩 빌려 탕진해 주머니가 궁해지자 금품을 노리고 연쇄 납치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최신종이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최근 그가 통화한 주변인과 실종 신고된 이들과의 관련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다만, 그의 최근 1년간 전화 통화자는 1148명이나 되지만, 대부분 배달 대행 업무와 관련된 이들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오후 최신종의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되는 데다 연쇄 살인의 잔인성, 증거인멸, 국민의 알권리 보장, 재범 방지 등 사유를 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그의 신상을 공개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