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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안양 일식주점’ 확진자 속출… 집단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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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發 2·3·4차 감염 확산 / ‘자쿠와’ 방문자들 확진 6명 달해 / 최근 해당식당 수시로 방문 ‘비상’ / 삼성병원 관련 확진자 추가 발생 / 간호사 지인 건보 직원 1명 "양성" / 박원순 “병원 코호트 격리는 안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2·3·4차 지역사회 감염과 아예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확진자가 들렀던 경기도 안양시 ‘자쿠와’ 일식주점 방문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 음식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6명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 이력이 있는 경기 군포 33번 확진자에 이어 용인 강남병원에 근무하는 방사선사(26·남성·안양시 거주)와 각각 안양과 안성, 수원에 사는 20대 남성 4명이다.

세계일보

경기 안양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만안구의 일본식 주점 '자쿠와' 의 특정 시간대 방문자들의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사진은 안양1번가 내 한 상가에 위치한 주점 '자쿠와'. 연합뉴스


세계일보

경기 용인시 기흥구 강남병원 20대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리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19일 병원이 폐쇄됐다. 병원 방사선사로 알려진 이 직원은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거주하며 출.퇴근시 분당선 기흥역에서 승차해 서현역에 내려 버스를 타는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이들은 친구나 지인 사이로, 자쿠와 식당을 최근 수시로 방문했다고 한다. 안양지역에서 동시에 모이거나 삼삼오오 개별적으로 만나 접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 중 누가 최초 전파자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확진자들이 지난 3일부터 17일 사이 4차례 이 음식점을 찾아 머문 시간대에 해당 음식점을 방문하거나 인근에 있었다며 안양 만안구보건소와 동안구보건소에 신고한 시민은 450여명에 달한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이 음식점은 늦은 오후부터 새벽까지 영업한다. 평일에는 하루 40∼50명, 주말에는 하루 100명 안팎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내가 룸 형태여서 방문자 간 비말을 통한 전파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전날 확진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수술실 간호사와 관련한 확진자도 추가로 나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역학조사 결과 전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 중 1명이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10일 새벽까지 지인 등 남녀 5명과 강남역 부근 주점과 근처 노래방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들 일행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산태안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A(27)씨가 이날 오전 1시31분 확진 판정을 받고 천안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인 친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서산의료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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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 4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국내 ‘빅5’ 병원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발생 장소가 병원이라는 점에서 더 엄격하게 접촉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수술실과 기숙사에 있었던 전원(1207명)을 포함해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접촉자 124명에 대해선 자가격리를 시행했고 나머지는 능동감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삼성서울병원 확진자 발생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당시(2015년 메르스)에는 감염 위험을 알고도 방치했던 비밀주의와 불통 때문에 심각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검사를 상당한 정도로 했는데 아직은 양성이 4명에 그치고 있다”며 “현재로선 병원 전체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는 영등포구 한국과학기술직업학교 재학생 확진 사례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직업학교 학생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와 밀접 접촉한 도봉구 10번 확진자가 들른 노래방을 지난 7일 방문했다. 박 시장은 “전교생 599명과 교직원 54명, 접촉자 54명은 모두 검사했다”며 “확진자 동선에 노래방 3곳, PC방 5곳, 포차 등이 포함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용한 전파자의 불씨는 이곳저곳에 남아 있고 어디서든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민섭·이보람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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