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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中의 일국양제 수용 불가… 대만, 대등한 관계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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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 집권 2기 취임식 / 양안관계 진전 기대 힘들 듯 / 中 “국가분열 행위 용납 안해” / 국방비 2019년보다 증액 추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일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통일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재확인했다. 중국 내 부상하는 민족주의 열풍과 맞물려 차이 총통 두 번째 임기 중에서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계일보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이 2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집권 2기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라이칭더 부총통(왼쪽) 등 참모들과 이동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 집권 2기 시작을 알리는 취임식을 갖고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명분으로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일국양제를 거부했지만, 양국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차이 총통 집권 2기에도 양안 관계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당장 국가분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대만 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차이 총통의 취임 연설을 겨냥해 “대만 민진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1992 컨센서스’(92공식)를 인정하지 않고, 평화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참여 문제를 놓고 중국은 미국·대만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만은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방역을 등에 업고 WHO 옵서버 재참여를 적극 추진했으나 중국의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군부는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 7.5% 이상의 증액을 추진 중이라고 SCMP가 전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미 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미군의 군사적인 위협이 심화하면서 국방력 증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에서다. 지난해 중국 정부 국방예산은 1조1800억위안(약 203조원)으로 2019년 미국 국방예산의 약 22% 수준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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