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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국회의장 사실상 확정된 박병석 “일하는 국회로”…김상희 첫 여성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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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민주당 의원.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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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우리 국회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는 것을 저의 첫째 사명으로 삼겠습니다.” 20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박병석(68·6선·대전 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성(一聲)이다. 박 의원은 이날 민주당 국회의장단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장 후보로 단독 입후보했다. 경선 출마를 고심해왔던 같은 당 김진표(5선) 의원이 이날 오전 "많은 고민 끝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뜻을 접으면서 박 의원은 합의추대 형식으로 차기 입법부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며 "국회의 문을 상시로 열고, 국민들이 필요로 할 때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21대 개원 직후 '일하는 국회 개혁 TF(태스크포스)'를 만들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야 협치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코로나19 조기 종식,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국가 개조 차원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속도가 생명이고, 여야를 초월한 국회의 소통이 핵심 동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결단할 때는 결단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의장 후보 등록을 포기한 김 의원을 향해서는 "어려운 결단에 김 선배께 감사드린다. 우리 당을 위해 훌륭한 귀감을 보여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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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회의장 후보로 사실상 추대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왼쪽)과, 국회부의장 후보인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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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박 의원은 3번째 도전 끝에 의장직에 오르게 됐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선 때 정세균·문희상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렀고, 후반기 경선에는 문희상 후보에 밀렸다.

박 의원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충청권 맹주였던 고 김종필(JP) 전 총재가 주도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아닌 새정치국민회의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새정치국민회의 수석부대변인(1998년)을 역임할 당시 당정 일원으로 경제정책조정에 관여해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받았다. 1999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고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서는 김 전 대통령의 직통전화를 받고 당시 민주당 불모지로 통했던 대전 서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총선 출마를 위해 부시장직을 사퇴하려 하자 고건 당시 서울시장이 만류했다고 한다.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6선에 성공한 건 전례가 없는 진기록이다.

박 의원은 초선 시절에만 국회와 지역구를 오가며 4년 간 기차를 700번 이상 타는 등 부지런함으로 정평이 났다. 17대 국회에선 당시 열린우리당 신행정수도 건설위원장을 맡아 충청권 주요 이슈인 행정수도 문제에 관여했고, 18대 총선에선 당시 통합민주당 열세 국면에서도 대전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2006년 국회 정무위원장, 2012~2014년 국회부의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남북평화와 의원외교의 한 축을 담당했다.

박 의원은 한·중 의원외교협의회장을 지냈고 1982~1983년에는 대만 정치대학에서 공부하는 등 국회 내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특히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특사로 파견돼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냉각기였던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힘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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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민주당 의원 이력. [연합뉴스]


대전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박 의원은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홍콩특파원 재임(1985~1990년) 당시에는 1989년 6월 벌어진 톈안먼 사태를 취재해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 체포·구금'이라는 세계적인 특종기사를 써 그 해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김상희(66·4선·부천소사)의원이 단독 입후보하면서 사실상 확정됐다. 김 의원은 73년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 의장단에 입성하는 여성 의원이 됐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과 함께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여야 간 협치, 여권 신장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김상희 의원은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재학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1983년 국내 최초의 진보여성운동 대중조직인 '여성평우회'를 창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1987년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에도 기여했다. 이후 여성운동가로서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등을 지내며 양성평등과 환경 이슈를 주도했다고 평가받는다. 2006년엔 장관급인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속가능발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총선에서 부천소사에 출마한 이후 3연속 당선됐다. 지역구에선 '일하는 소사댁'이란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국가 저출산 정책을 입안하는 데 주력했다. 약사 출신인 그는 현재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방역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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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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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오는 25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 찬반 투표 없이 박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김상희 의원을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한다. 미래통합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정진석(5선·공주-부여-청양) 의원의 추대 가능성이 높다. 국회 의장단 후보는 내달 초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확정된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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