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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정체국면’ TV사업, 비용절감 고육책…업계 “리쇼어링 사실상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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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미공장 TV 생산라인 일부 인니 이전 왜?

올 1분기 매출 작년 대비 -1500억
중국, 중저가 제품으로 턱밑 추격
영업익 개선 등 경쟁력 강화 조치
LG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

LG전자가 경북 구미 공장 TV 생산라인의 3분의 1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키로 한 것을 놓고 구미 지역 사회가 반발하고, 해외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역행한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LG전자는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LG전자의 세계 TV 시장 출하량은 삼성(22.5%)에 이어 13.6%로 2위다. 그 뒤로 TCL(9.2%), 하이센스(8.1%), 샤오미(6.1%) 등 중국 업체가 추격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중국 업체는 LCD TV 등 중저가 제품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TV사업(HE부문)도 정체 국면에 있다. 올 1분기 매출이 2조97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22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한국 TV 업체들이 큰 위기에 놓였다고 말할 순 없지만 위기의 징후는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로의 생산라인 이전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 원가를 아낄 수 있는 방안이다.

이번 조치는 LG전자가 2000년을 전후로 각 지역별 거점 생산기지를 중시해왔던 흐름의 연장선이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의 찌비뚱 공장이 아시아 시장을 담당한다. 폴란드의 므와바 공장은 유럽 시장을, 멕시코의 레이노사·멕시칼리 공장은 북미 시장을 각각 담당한다. 같은 맥락에서 LG전자는 지난해 6월 경기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물량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 옮겼다. 당시 15분기 연속으로 기록했던 스마트폰 사업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앞서 삼성전자도 2018년 6월 유일하게 국내에서 TV를 생산하던 수원 공장의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구미 지역 사회의 반발에 대해 LG전자는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미 공장의 TV 관련 직원 500여명 중 대부분은 같은 사업장 내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과 TV 생산라인에서 계속 근무한다. 일부 직원들은 경기 평택시에 있는 LG디지털파크로 근무지를 옮겨 TV 관련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업계는 해외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정부의 정책 흐름에 반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가 많이 들고, 관세가 높은 TV 등 업종의 경우 리쇼어링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해외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흐름을 이어간 것”이라며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마크가 찍힌 상품은 줄어들겠지만, 그만큼 LG전자 TV부문의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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