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촨푸, 자회사 법정대표, 회장직 사임...마윈·류촨즈 행보 잇나 비야디 "왕촨푸 회장 사임은 행정절차 간소화하기 위한 것" '자금난' 허덕이는 비야디...부채에도 관심 쏠려
21일 중국 경제 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등 현지 언론은 왕 회장이 최근 2개월 사이에 12개 비야디 계열사의 각종 경영진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天眼查)에 따르면 비야디 그룹의 비야디자동차유한회사, 상하이 비야디유한회사, 후이저우 비야디실업유한회사, 칭하이 비야디리튬배터리유한회사 등 자회사의 법정 대표,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왕 회장 후임엔 허즈치 비야디 부총재가 임명됐다.
현재까지 비야디는 왕 회장의 사임과 관련해서 '업무 확대를 위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왕촨푸 회장은 지난 1995년 불과 29세의 나이에 비야디를 설립했다. 본래 비야디는 충전용 휴대전화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였다. 당시 중국 내 휴대전화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왕 회장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업계에서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다. 이후 2003년 자동차 회사로의 변신을 시도, 22년 만에 직원 18만명을 거느리는 세계 1위 전기차 회사를 일궈냈다.
그의 뒤를 잇는 허즈치 부총재는 1998년 중국과학원 창춘응용화학연구소를 졸업해 줄곧 비야디에서 일해왔다. 그는 비야디에서 중국연구부·품질부 경리, 제4사업부 총경리, 구매 담당 부서 총경리, 회사승용차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마윈(馬雲) 전 알리바바 회장, 류촨즈(劉傳志) 전 레노버 회장의 행보를 뒤따른다는 관측이다.
비야디의 부채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승승장구하던 비야디는 지난해 중국 경기 둔화에 정부의 신에너지차(NEV) 보조금 삭감 정책에 따른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설상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비야디의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이 196억7800만 위안(약 3조4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5% 하락한 1억1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비야디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만21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67% 급감했다.
2019년 말까지 비야디의 총자산이 1956억4200만 위안인데, 이 중 부채가 1330억4000만 위안으로 절반 이상에 육박한다.
이에 비야디는 2017년 판매한 전기차 등에 대한 13억4200만 위안 상당의 중앙재정 보조금을 받았어도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비야디는 자신만만하다. 2020년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의 순이익이 10~23.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2분기 이후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신에너지차에 드는 비용이 절감돼 순익이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전기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오는 2022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덕분에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이전 실적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야디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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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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