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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유통업·생산자 윈윈 하는 상생모델 창출해야”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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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원하는 신선 농산물 / 정기배송 받는 ‘꾸러미 사업’ 추진

“농산물 온라인 구매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경매나 도매 거래도 비대면 방식으로 추진 중이었고요.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도입이 더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요성에 누구나 공감하게 됐으니까요.”

세계일보

이정삼(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코로나19가 농산물 유통 시장의 변화를 앞당기고 혁신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21일 말했다. 그는 “농업 생산자와 유통업 종사자들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장의 변화를 인지하고 자신이 생산하는 품목에 맞는 온라인 채널을 빨리 찾아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농식품부에서 유통 관련 업무만 7년 이상 담당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싱싱한 식재료를 구매하고, 생산자들이 합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늘 고민한다. 이런 관심사에서 탄생한 것이 ‘로컬푸드’ 정책이다.

12년 전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던 이 과장은 도심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농산물 시장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것을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도심에 대형 마트가 많은데 왜 여기까지 나와 농산물을 사느냐고 물었더니 ‘신선하고 맛있다’는 거예요. 대형마트는 수확에서 소비자가 구매하기까지 2∼3일, 길면 4∼5일이 걸리는데 로컬푸드 매장에선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니 그날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죠. 당연히 신선하고 맛도 좋아요. 그런 로컬푸드 매장이 한국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과장의 주도로 2012년 전북 완주에 한국 첫 로컬푸드 매장인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 문을 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반응이 좋았다. 2013년 전국 32개소에 불과했던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469개소로 늘어났으며 매출액은 317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는 요즘 27일 본격 개시되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 준비로 바쁘다. 지난해 수급조절 실패를 겪은 양파와 마늘을 우선 대상으로 도매 판매를 하고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일반 소비자 구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구독경제’에 발맞춰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신선 농산물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꾸러미 사업’(가칭)도 기획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중 작업에 착수할 작정이다.

“농업 분야 유통 혁신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특정 주체에 이익이 편중되는 구조의 혁신은 의미가 없어요. 소비자는 적정한 가격에 싱싱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고, 유통업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부가가치가 충분히 돌아갈 수 있는 상생모델을 창출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유통혁신입니다.”

세종=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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