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시작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단기적으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함께 장기적으로 중국과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화웨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A:지난 5월 15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 내용의 핵심은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의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겠다는 점입니다. 하이실리콘은 화웨이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 칩을 설계해 파운드리 파트너를 통해 생산 및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하이실리콘의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Application Processor)' '통신용 모뎀칩' '무선주파수(RF·Radio Frequency)' '트랜시버(Transceiver)' '통신장비용 시스템 온 칩(SoC·System on Chip)' 등이고 화웨이가 주요 고객입니다. 이번 미 상무부 제재로 하이실리콘은 대만 파운드리업체이자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통한 반도체 칩 생산 및 화웨이로의 공급이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하이실리콘이 TSMC를 통한 반도체 칩 생산을 하지 못할 경우 중국 파운드리업체인 SMIC를 통해 일부 반도체 칩 생산이 가능하지만 SMIC와 TSMC 간 공정 기술 격차가 커 아직은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습니다. 화웨이가 하이실리콘으로부터 통신장비나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반도체 칩을 공급받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 제품 생산과 판매가 불가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우 아주 단기적으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이 축소되면서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을 타 경쟁 업체가 가져올 수 있어 메모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반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 하락을 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일부 가져올 기회는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의 지속적인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사업에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구글 안드로이드 사용 제한, 하이실리콘 반도체 사용 제한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전망입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더욱 강화되는 동안 화웨이 사업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OS를 개발 중이고, SMIC가 반도체 공정 기술 개발을 지속하겠지만, 단기간에 예전의 경쟁력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어 이 경우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은 큰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때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반사 이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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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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