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잠복기 지나도 이례적으로 "검사 받아라" 권고
소재 파악 안 된 클럽 방문자 중 확진자 남아있을 가능성
4차 전파까지 이미 발생…지역사회 내 추가 감염 우려도
"방심하면 집단감염…개인·시설 위생 수칙 반드시 지켜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용산구 보건소 방역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메이드'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5.12.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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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4월말부터 이어진 '황금연휴'와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가 끝났지만 노래방이나 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환자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황금연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던 지난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최대 6일간 이어졌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 클럽을 방문한 일자는 5월6일까지 있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를 14일로 보고 있다.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자리를 잡는 기간이어서 증상이 없고 검사를 해도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잠복기를 거쳐 바이러스가 체내에 자리를 잡아 감염이 되면 그때부터 증상이 발현되고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이 나오게 된다.
5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6일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과정에서 누군가로부터 감염이 됐다면 최대 잠복기 14일을 고려했을 때 19~20일까지도 확진환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장 늦은 20일에 증상을 느낀 환자는 검사결과가 21~22일까지 나올 수 있다.
5월6일 이후 하루 신규 확진환자는 11일 35명까지 발생했지만 그 이후엔 소강상태를 보이며 21일에는 신규 확진환자가 12명으로 감소했다. 6일 이전 한 자릿수 규모를 유지하던 것에 비하면 많은 수치지만 여전히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정부는 하루 신규 확진환자 수가 50명 이내면 국내 의료자원 현황을 고려했을 때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20일까지 클럽발 1차 감염이 이뤄졌다면 이후부터는 이들의 접촉자로부터 2차 전파가 발생하는 시기다.
이미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 206명 중 클럽을 방문해서 감염된 환자 95명보다 이들의 접촉자 중 확진자가 111명으로 더 많은 상태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접촉 확진자 51명 중 23명은 노래방이나 주점에서 감염됐다. 직장은 11명, 학원 7명, 군부대 5명, 의료기관 3명, PC방과 휘트니스센터에서도 각각 1명씩 감염됐다.
노래방이나 학원, 주점 등을 통해 2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되는 3차 전파와 4차 전파까지 벌써 발생했다. 지난 20일 기준 이태원 클럽 확진환자 중 3차 전파자는 25명, 4차 전파자는 4명이 있다. 차수가 높아지면 그만큼 접촉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확진환자가 추가될 위험이 크다.
여기에 클럽을 방문했던 사람 중 아직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248명이 있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클럽 방문자는 20대 젊은층이 많은데, 이들은 감염이 됐더라도 '무증상자'일 수도 있어 코로나19 감염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1일 잠복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4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 주점 등을 방문하셨던 분은 지금이라도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잠복기가 지났어도 그 사이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검사를 안 받을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차 감염까지 갔다는 건 지역사회 감염을 의미하고, 이 바이러스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직 추적이 안 된 분이 새로운 집단발생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땐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개인과 시설에서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집단감염은 또 생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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