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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또 카메라 앞에서···"통합 어리석은 선택" 김무성 문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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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의원총회에서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의 문자메세지를 읽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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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여당이 한국당의 존재를 가장 불편해하며 합당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적의 주문대로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며 바로 합당을 해선 안 된다는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의 메시지였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 논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미래한국당의 유일한 재선 당선인인 정 최고위원이 합당을 반대한다는 사실이 노출된 것이다. 자연히 정치권 파장도 적지 않았다.

이번 문자메시지 공개는 또 한가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바로 “김무성 의원이 실수가 아니라 고의로 문자를 드러낸 거 아니냐”는 해석이다. 관록의 6선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 언론사 카메라가 운집해 있다는 걸 몰랐을 리 없어서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합당 문제를 지적하려 했으면 입장문을 내거나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와 만나 담판을 지으면 되는데 굳이 왜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겠나”라며 “고의로 노출했다는 건 억측”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의 ‘고의’를 의심하는 이들은 그의 과거 이력을 반추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김 의원의 수첩·문자메시지 등이 언론사 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는 지적이다.



①2013년 6월 : “형님 저는 아닙니다” : 국회 본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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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김무성 의원이 김재원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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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6월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도중 한 당직자가 자신의 어제 최고중진회의 발언 유출자로 김재원 의원을 지목해 보고한 문자 메시지를 보고 있다.이어 유출자로 지목된 김재원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며 보내온 문자 메시지를 읽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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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의원의 휴대전화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전날(26일) 비공개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입수’ 발언 여부를 두고 김 의원은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당 내부적으로는 발설자 색출에 나섰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런데 그날 김 의원의 휴대전화에 “유출한 사람은 김재원, 확인해준 사람은 서병수ㆍ이혜훈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왔고 해당 문구가 언론에 포착됐다.

약 2시간 뒤 김재원 의원이 보낸 해명 문자도 또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김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형님 말씀 내용 발설자로 제가 의심받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라며 “맹세코 저는 아닙니다. 30년 단짝친구가 사망하여 수원 화장장 장례식에서 밤새 있다가 회의에 들어갔던 터라 비몽사몽 간이어서 형님 말씀에 대한 기억도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요즘 어떻게든 형님 잘 모셔서 마음에 들어볼까 노심초사 중이었는데 이런 소문을 들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형님께서 무엇이든 시키시는 대로 할 생각이오니 오해가 있으시면 꼭 풀어주시고 저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이후 김재원 의원이 김무성 의원을 찾아가 90도 고개를 숙이자 김무성 의원이 등을 토닥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②2015년 1월 : ‘KY 수첩’ : 국회 본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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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이 2015년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 수첩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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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2일엔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김무성 의원(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이 카메라에 잡혔다. 수첩에 적힌 메모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란 내용이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으로 시끌벅적하던 터라 K는 김무성 의원, Y는 유승민 의원의 이니셜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당시에도 고의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의원은 이틀 뒤(1월 14일) 연 기자회견에서 “수첩 메모는 하도 황당한 이야기라서 메모한 것”이라며 “음해를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히는데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히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③2015년 10월 : “공천권 누가 행사할지” : 노인의날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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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이 2015년 10월 측근으로부터 받은 문자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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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뒤인 2015년 10월 2일에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날 행사장에서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문자메시지가 카메라에 잡혔다. 김 의원이 받아본 문자메시지에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반납할지 아니면 대통령과 일부 세력이 행사할지에 대한 초유의 민주주의 수호투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이 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발사할 수 있도록 협조요청을 하는 게 어떤가”라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는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친박계와 김 의원 사이 공천 갈등에 막 불이 붙은 시기였다. 청와대· 친박계와의 전면전을 조언하는 내용이 담긴 만큼 파장이 컸다. 김 의원이 당시 행사장 책상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놨다는 점을 들어 ‘슬쩍 흘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김 의원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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