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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태원 쇼크 후 전파력 4배 세졌다···"1명이 2.5명 감염시킨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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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교수, 감염재생산지수 통해 코로나 유행 예측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파력 0.53→ 이태원 쇼크로 2.58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전 상황 복귀는 7월께"

중앙일보

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주 등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곳곳을 방역 중 문제가 발생한 킹클럽 앞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있다. 맹기훈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장은 이날 방역 활동을 마친 뒤 앞으로 몇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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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력이 서울 이태원 클럽 발(發) 집단감염 이후 약 4배가량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감염재생산지수(R)’를 통해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 시기 전후로 코로나19 유행 규모와 확산을 예측한 결과다.

방역당국은 보통 감염병 환자 1명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전파력을 감염재생산지수(R)라는 개념으로 추정한다. 이 수치가 1이면 감염병 환자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지수가 1보다 낮으면 전파력이 낮다고 보고, 반대로 1보다 높을수록 전파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기 교수는 20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유행에서 감염병 연구사업단의 연구현황과 역할’ 심포지엄에서 “지난 2일~12일 R지수가 2.58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평균 2.5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를 살펴보면 이달 초 시작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확산 상황이 드러난다. 이달 1일까지 평균 R지수가 0.58로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발생 후 현재 코로나19 전파력이 약 4.4배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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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예방의학전문의)가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23 국립암센터 교수실에서 중앙선데이와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한 내용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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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R지수가 가장 높았던 때는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첫 환자가 나왔던 2월 18일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그 달 28일까지다. 당시 평균 R지수는 3.53였다.

하지만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조치에 힘입어 2월 29일~5월 1일까지 평균 R지수 0.5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쇼크로 다시 2.58까지 올라간 것이다.

실제 이달 6일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의 첫 환자가 발생한 뒤 관련 확진자가 2주 넘게 계속 나오고 있다. 21일 낮 12시 기준으로 총 누적 확진자는 206명이다. 이 중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가 95명,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가 111명으로 2차 이상 감염 인원이 1차 감염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전파력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 교수는 이태원 클럽에 갔던 이들 중 지난 12일 기준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아 미확진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도 예측했다. 방역 당국은 주요 이태원 클럽을 갔던 인원을 5500여 명으로 파악했고, 지난주까지 1000여 명 정도가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봤다.

기 교수는 “만약 모두 검사를 받아 미확진자가 0%라면 오는 31일 하루 신규 환자는 433명이지만, 미확진자가 50%일 때는 1382명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단, 하루 신규환자 433명, 1382명 예측치는 당국이 역학조사, 격리 등 방역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기 교수는 “숨은 확진자가 있으면, 확진자를 다 찾았을 때와 비교해 2주 뒤 신규환자가 3배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라며“그만큼 이태원 클럽 발 환자를 찾아 방역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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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주 등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곳곳을 방역 중 문제가 발생한 킹클럽 앞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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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을 간 이들이 자진 검사에 나서도록 익명 검사를 도입하고, 지금도 브리핑 때마다 4월26일~5월6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속히 검사 받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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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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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교수는 7월쯤 돼서야 우리 사회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달 12일부터 당국이 방역 효과를 낸다고 가정할 경우 하루 신규환자가 10명 미만이 되는 시점은 6월 4일로 예측됐다”며 “일주일 늦은 19일부터 방역 효과가 나타날 경우 6월 29일이 돼야 하루 신규환자가 10명 미만이 되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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