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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압박에 동맹들이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측은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될 것이며 하이닉스의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발언록에 따르면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전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과의 전화간담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5G(5세대) 클린 패스 구상'을 거론하며 "이는 화웨이와 ZTE(중싱통신) 등 신뢰할 수 없는 판매자가 공급하는 어떠한 5G 장비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크 차관은 5G 클린 패스 구상에 대해 "모든 대사관을 포함, 미국의 외교시설로 들어오거나 외교시설에서 나가는 5G 데이터는 신뢰받는 장비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우리의 모든 동맹과 파트너들에게 여러분의 외교시설들에도 '5G 클린 패스'를 요구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크라크 차관은 모두 발언에서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은폐와 강압 등 중국 공산당의 전략으로 인해 기인한 것"이라면서 "이 국제적 위기가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들이 신뢰와 투명성, 법의 지배라는 깃발 아래 함께 모이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반중 반 화웨이 전선에 동맹국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통첩을 보낸 셈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크라크 차관은 또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중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제블록인 EPN 구상과 관련, "5G 경제안보 노력에 있어 미국은 신뢰가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토대라는 점을 인지한다"며 "이런 가치들을 존중하는 기관들은 파트너로 번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들은 신뢰하기 어려우며 안정성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EPN 구축과 관련해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은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며 신뢰할만한 파트너십을 위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공급망을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에도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포드 국무부 국제 안보ㆍ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각 나라가 잠재적인 정보탈취, 인권 유린 조장, 전략적ㆍ정치적 조작 등의 견지에서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술회사들이 야기하는 위협에 눈뜨기 시작했다. 중국 기술기업의 생태계 바깥의 진정으로 믿을 만한 공급자들을 점점 더 찾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전 세계의 믿을 만한 공급자들에게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한국의 삼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코델 헐 국무부 국장 대행은 반도체 수출 규정 개정과 관련해 '하이닉스 같은 회사가 메모리칩을 화웨이에 판매하는데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이 규정은 화웨이가 설계한 칩이 화웨이로 돌아가는 것에만 적용된다"며 하이닉스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측의 이런 입장에 우리 정부는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추진중이지만 미측이 견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웨이 장비도 LG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미측의 공세 대상이 될 여지가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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