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이태원 클럽 '메이드'에서 용산구청 방역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홍제1동에 거주하는 20세 남성이 지난 2일 이 클럽을 방문한 뒤 10일 무증상인 상태로 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양성판정을 받았다. '메이드'는 집단감염 첫 확진자인 용인시 66번환자가 들른 이태원 클럽·주점 5곳에 포함돼있지 않은 곳이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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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n차 감염'이 끝없이 확산하고 있다. 최초 접촉으로 추정되는 날짜부터 잠복기인 '2주(14일)'를 거의 꽉 채워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이번 집단감염이 클럽 등 유흥업소와 노래방 등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다중밀집시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종식 시점을 예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발 최초 확진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지난 6일 확인된 후 전날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206명으로 집계됐다. 이태원 클럽 등 방문자가 95명, 접촉자는 111명이다. 이태원 관련 1차 감염(방문자)은 잦아들었지만, 'n차 감염'(접촉자) 확산세는 끝날 기미가 없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지역사회에서 확인된 일일 확진자 수는 10명에 그쳤다. 하지만 n차 감염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 접촉 추정일로부터 열흘 넘게 지나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n차 감염의 고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에서 지난 20일 확인된 학원강사발 4~5차 감염도 최초 접촉으로 추정되는 날짜로부터 거의 2주를 꽉 채워 증상이 발현되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다. 인천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2층 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고3 학생 2명(인천 135, 136번)과 이들의 어머니(인천 138·140번), 135번의 남동생 등이 같은 날 잇달아 확진됐다.
인천 135번과 136번 환자는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학원강사와 접촉한 인천 119번 환자와 친구(인천 122번)를 지난 6일 노래방에서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135번 어머니인 A씨(인천 138번·45)와 136번 어머니 B씨(인천 140번·45)는 각각 지난 18일과 19일부터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방역다국에 진술했다. 지난 6일 아들이 노래방에서 옮겨온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2주 가까이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에서 활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천 학원강사의 제자가 다녀간 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들에게 옮은 택시기사 C씨(인천 132번·49)도 확진까지 13일이 걸린 것으로 추산된다. C씨의 아들(인천 128번)도 지난 6일 노래방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C씨는 지난 11일 기침과 오한 등의 증상이 발현됐지만 확진일인 지난 19일까지 마스크를 끼고 택시를 운행했다. 주말인 지난 10일에는 경기 부천 소재 한 뷔페에서 사진기사로 일했다. 결국 뷔페에서 C씨와 접촉한 30대 남성과 20대 여성 부부, 자녀인 1세 여아(부천 80~82번) 등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C씨가 또 다른 감염 연결고리가 된 셈이다.
접촉 후 확진까지 시차가 길어진 것으로 보이는 데에는 감염원이 무증상이거나 경증이 많은 젊은 세대가 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증상일 경우 감염 여부를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천지 집단감염 때도 20대 신천지 교인 2명이 자가격리 기간이 끝난 뒤 무증상 상태에서 다시 검사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일이 있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전파의 고비라는 2주를 넘겼지만 지역사회에 여전히 '숨은 전파자'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태원발 감염은 한 집단 내에서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쉽게 안심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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